X

공장 가동률, 19년 만에 최악.."외환위기 직후 수준"(종합)

최훈길 기자I 2018.01.31 09:11:35

통계청, '2017년 연간 산업활동동향' 발표
제조업 가동률 71.9%, 1998년 이후 최저
"조선·해양플랜트 불황, 車 수출 부진탓"
김동연 "내달 조선·해운·車 구조조정안 발표"
작년 생산·투자·소비 증가.."완만한 성장세"

부산항 감만부두 모습.(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지난해 국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IMF 외환위기 이후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선업 불황에 따른 생산 부진 여파가 컸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7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국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1.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0.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7.6%)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통향과장은 “기타운송장비(조선), 금속가공제품(해양플랜트), 자동차의 가동률이 낮았다”며 “반도체 업황이 좋았지만 악화한 조선업 업황, 자동차 수출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018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에 조선, 해운, 자동차 등 수출 주력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실사 결과 성동조선, STX조선은 부실이 심각해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게 나온 상태다.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 2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2월 초 늦어도 구정 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전체 산업 생산은 2.4%, 국내 소매 판매액은 2.7%, 설비투자는 14.1%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세 지표 모두 증가한 것은 2015년(1.9%, 6.8%, 4.1%)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설비투자는 2016년(-1.3%)보다 껑충 뛰어 올랐다. 어 과장은 “반도체 장비 및 OLED 설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건설 수주는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주택, 사무실, 점포 등 건축 부문이 6.9% 줄어들면서 건설수주 지표가 줄어들었다. 건설수주는 지난해 3분기(-10.9%), 4분기(-18%)로 잇따라 감소 추세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작년 12월 국내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만 증가했다. 서비스업이 0.2% 증가했지만 광공업 생산이 0.5% 감소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생산이 전월 대비 11.4% 줄어든 게 광공업 생산 지표를 끌어내렸다. 통계청은 미국·중동으로의 수출 감소, 자동차 부분 파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투자는 반도체 호황 등으로 8.9% 늘었지만 소비는 전월 대비 4% 감소했다. 의복(-4.5%), 승용차(-8.6%), 화장품(-1%) 소매판매의 감소 때문이다. 어 과장은 “소비는 상승세를 기록한 11월 지표(5.6%)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며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소비 감소 등으로 전월보다 0.3%포인트 감소한 100.1을 기록했다. 향후 경기 전망을 예고하는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2로 전월대비 보합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9~11월 3개월 연속 감소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달 감소세를 멈춘 셈이다.

[출처=통계청]
12월 산업활동동향.[출처=통계청]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