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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자 '우르르'…국민연금 CIO, 유력후보 3人 뜯어보니

성선화 기자I 2018.07.23 06:30:00

"이번엔 낙점인사 안하겠지" 기대에 30명 몰렸지만
대부분이 현역 아닌 퇴역한 투자 전문가들

정재호 전 새마을금고 CIO(좌), 안효준 BNK 글로벌 총괄부문장(가운데), 김철범 전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우)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현재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최고운용책임자(CIO) 인선 시스템으로는 현직에서 잘 나가는 인재가 갈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미 은퇴해 탈락 리스크가 없는 퇴직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9일 마감한 국민연금 CIO 공개모집에 30명이 대거 지원했지만 대부분이 은퇴한 ‘구직자’들로 알려졌다. 그동안 수차례 국민연금 CIO 자리를 노려왔던 인물들이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중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들을 보면 50대 후반 CIO 1세대들이 대부분이다. 먼저 정재호(58·사진) 전 새마을금고 CIO는 국내 업계 CIO 중 최고참이다. 그는 전 홍완선·강면욱 본부장 시절부터 국민연금 CIO 자리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새마을금고 CIO 임기가 만료되면서 자리를 내주고 물러났다.

유진투자증권 프라이빗에쿼티펀드(PEF) 대표를 지냈고 BNP파리바은행, 굿모닝신한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외 증권사에서 파생상품과 투자은행(IB) 분야 경력을 쌓았다. 업계 관계자는 “CIO로서 오랫동안 시장에 있었던 인물”이라며 “그동안 국민연금 CIO 자리를 지속적으로 노려왔다”고 전했다.

김철범(53·사진) 한화투자증권 전 리서치센터장은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지난 2014년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발탁해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됐다.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뉴저지주립대에서 회계학 석사를 수료했다. 그는 이미 서른다섯살부터 리서치센터장을 맡아온 실력파로 알려졌다. 노무라증권, BNP파리바 등에서는 리서치센터장을 지냈고 알리안츠자산운용에서는 주식운용본부장으로서 매니저 역할을 했다.

그 역시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를 두루 경험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경력 대부분이 주식분야이고 CIO로서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들 유력 인사들에 대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강조했다. 업계 한 CIO는 “ 최고책임자 본인이 직접 운용실무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적재적소에 맞는 인물을 배치하고, 균형된 시각으로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의사결정 능력이 중요하다”며 “여러 이해집단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커리어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문장(55·사진)은 국민연금의 주식운용 실장 출신이다. 국내 증권사의 해외법인 근무를 오래했고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를 거쳐 국민연금공단에서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3년 교보악사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6년부터 BNK투자증권 사장을 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6년 전 국민연금에서 실장을 지낸 인물”이라며 “해외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지만 주식 운용 경력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안 부문장은 그나마 유력후보 중 현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30명의 후보 상당수가 퇴직한 인물들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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