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문위는 문재인 정부 5년의 큰 그림을 그리는 ‘미니 정부 인수위원회’. 과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처럼 국정 목표와 국정과제를 구체화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문 대통령이 내건 공약 중 옥석을 가려 단기 과제, 중장기 과제로 구분해 전반적인 국정 로드맵을 짜는 작업을 하게 된다.
◇왜 김진표일까?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왜 김진표 의원을 국정자문위 위원장으로 낙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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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이날 “김진표 위원장은 2003년 참여정부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며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과 인수위 경험을 감안했다”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능력과 경험, 그리고 특유의 친화력을 고려하면 김진표 의원의 국정자문위원장 임명에 토를 달 사람은 많지 않다.
◇노무현-김진표의 특별한 인연
김진표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치적 스승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인연의 출발점은 노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던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무현 장관은 예산 및 세제 협의 등을 위해 김진표 당시 재경부 세제실장과 박봉흠 기획예산처 예산실장과 만남을 갖게 됐다고 한다. 당시 노 장관은 이들을 “최고의 공무원”이라고 극찬하고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진표 위원장은 특히 당시 노 장관이 해양수산부 차관을 뽑기 위해 실시한 다면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노무현의 김진표 차관 영입시도는 그러나 실패했다. 정통 재무관료 출신인 김 위원장은 친정인 재경부 차관이나 관세청장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표 위원장은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참여정부 시대가 열리면서 승승장구를 한다. 김 위원장을 눈여겨 본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를 잇따라 요직에 기용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2002년)을 거쳐,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2003년),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2005년)을 지냈다. 관료 출신으로 부총리를 두 번이나 역임하는 이례적 기록을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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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 위원장의 국정자문위 위원장 임명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인연이 직접 작용한 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노 대통령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 대통령으로서는 당시 인수위 부위원장과 부총리를 지낸 김 위원장의 능력을 눈여겨 볼 수밖에 없었고, 결국 국정위원장 임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