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유로 너무 올라 불안해‥ECB 당분간 돈 푼다(종합)

안승찬 기자I 2017.09.08 02:21:18

통화정책회의서 제로금리·자산매입 규모 유지
“필요하면 돈 푸는 양적완화 더 늘릴 수도”
유로화 강세에 물가 상승 부진할까 걱정
“어쨌든 다음달 향후 테어퍼링 관련해 발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은 여전히 유럽의 경제를 자신하지 못했다. 채권에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당분간 현재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기존의 제로(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계 대출금리와 예치금 금리도 기존의 0.25%, -0.4%에서 바꾸지 않았다.

ECB는 정책금리를 당분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월간 600억유로 규모인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최소한 오는 12월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요할 경우 자산매입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다고도 밝혔다. ECB는 성명에서 “(경제 환경이) 덜 우호적으로 흘러갈 경우 집행위원회는 자산매입 규모를 늘리고 기간을 연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이른바 ‘테이퍼링’에 대한 힌트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ECB는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더 낮췄다. 내년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지난 6월 1.3%에서 1.2%로 내렸다. 목표치인 2%의 격차는 더 커졌다. 급하게 긴축으로 돌아설 때는 아니라는 뜻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화 강세를 언급했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환율에서 나타난 변동성은 불확실성의 원천이며, 이것이 장기적인 물가 안정성 전망에 미칠 여파를 계속 관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은 정책적 목표는 아니지만,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는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중요성이 아주 크기 때문에 ECB 정책위원들의 중기적 인플레이션 전망은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올해 들어 미국 달러화와 비교해 13%가량 오르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화 강세는 유로존 경제가 견고하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론 유럽의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로화 가치가 높아지면 수입물가를 낮추기 때문이다. 또 유럽의 수출기업들도 유로화 강세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다.

드라기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대부분이 (유로화 강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앞으로 통화정책 결정에서 이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끝도 없이 돈을 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드라기 총재는 “10월에는 정책조정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26일로 예정된 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