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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제재완화 절충점은..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김영환 기자I 2019.01.16 17:03:11

美, 기존 대북제재 큰 틀 유지하면서 제재 완화 시그널 줄 수 있어
北, 남북 경협 통해 발빠른 제재 완화 노릴 수 있는 복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 입장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북미간 제2차 정상회담 개최가 현실화하면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카드가 양측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협상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제안한 데 이어 미국에서도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된 긍정적 시그널이 포착되면서다.

북한이 자신들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연일 촉구하는 과정에서 거론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는 미국으로서도 매력적인 카드다. 북한을 가장 크게 압박할 수 있는 원유와 관련된 제재를 건드리지 않고도 일정 부분 북한에게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는 유화적 제스처이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은 이미 개성과 금강산 일대에 관련 인프라가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추가 투자 없이도 재개가 가능하다. 북한 입장에서도 다른 사업보다 발빠르게 제재 완화 시그널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더욱이 현대아산이나 개성공단 기업 등 우리와도 밀접하게 연결됐다는 점에서 남북미 모두에게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우리 정부의 의지도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현대그룹이 요즘 희망 고문을 받고 있다.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에도 문 대통령은 “속도를 내겠다”고도 거듭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 신년 회견에서도 개성공단·금강산관관에 대해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며 “제재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긍정적 기류가 읽힌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가시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뒤집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미국이 북한이 취해온 비핵화 조치와 2차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비핵화 카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앞서 지난 11일 “현금이 대량 유입 되지 않는 방식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6일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지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한 발 물러섰다. 북미간 대화 테이블이 활발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입장 표명을 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미 대화가 재개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미가 보조를 맞춰 같은 속도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결국 북미 협의가 키를 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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