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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CSO “韓서 SK와 차량용 SW 생태계 구축할 것”[IAA 2023]

이다원 기자I 2023.09.06 16:24:37

[인터뷰] 마그누스 외스트버그 메르세데스-벤츠 CSO
맞춤형 운영 체제 ‘MB.OS’로 서비스 생태계 개방
SK와 디지털 생태계 구축 협의…연내 발표 예정

[뮌헨(독일)=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메르세데스-벤츠만의 차량 전용운영 체제 ‘MB.OS’(Mercedes-Benz Operating System)를 통해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유럽·북미 등에서는 구글맵을, 한국에서는 SK그룹의 T맵을 적용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한국 현지에 딱 맞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제공할 수 있도록 SK그룹과 추가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4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IAA 2023 모빌리티’ 개막 전 한국 언론과 만난 마그누스 외스트버그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는 벤츠의 차세대 차량 전용 운영체제인 MB.OS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5년쯤 도입될 MB.OS는 구글과 협력한 첫 번째 차량용 OS다. 북미·유럽 등에서 벤츠 차량을 타면 ‘구글 플레이스’ 내비게이션이 탑재되는 식이다.

한국에서는 T맵이 기본 내비게이션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구글보다 높은 이용률과 편의성을 자랑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외스트버그 CSO는 “MB.OS의 가장 큰 특징은 아키텍처로서 기반이 되고 그 위에 현지 1등 공급자의 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라며 “T맵은 한국의 1등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를 차량에 접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그누스 외스트버그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특히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SW)가 중요해짐에 따라 벤츠는 현지에 최적화된 SW생태계 구축을 위해 SK그룹과 추가적인 협력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스트버그 CSO는 “SK그룹과 T맵을 비롯한 디지털 생태계 전반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SK그룹은 스트리밍을 비롯해 폭넓은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계속 협의하는 중으로 연내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B.OS의 가장 큰 특징은 차(하드웨어)와 운영체제(OS)를 완전히 분리해 계속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최신형 반도체와 첨단 센서, 클라우드 등 첨단 기능을 통한 ‘칩투클라우드’(Chip-to-Cloud) 개념을 적용해 시장별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1등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외스트버그 CSO는 “이는 고객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특히 아시아에서 아시아를 위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MB.OS를 활용하면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편리하다. 현재는 인포테인먼트 수준이지만 벤츠의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MMA’(메르세데스-벤츠 모듈러 아키텍처)를 접목하면서 자율주행, 배터리관리시스템(BSA) 등 차량 전 기능으로 확장된다. 이는 구독 서비스가 가능해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외스트버그 CSO는 “벤츠는 고객에게 다양한 옵션을 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정액제로 차를 살 때 어떤 서비스를 구입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차를 계속 타고 가다 해당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으면 해지할 수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MB.OS 기반 OTA 시스템을 통한 인포테인먼트 업데이트 사례.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뉴스룸)
자율주행 분야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개방형 혁신’ 체제를 갖추고 있다. 엔비디아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공동 개발 중이며, 완성차 기업 중 유일하게 ‘레벨 3’ 단계를 독일과 미국에서 상용화한 상태다. SAE 레벨 2 자율주행 기술을 비롯해 ‘레벨2+’ 단계인 자동 차선 변경 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벤츠가 추구하는 소프트웨어 향상 목표에 대해 “차량이 고객이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가상의 어시스턴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외스트버그 CSO는 답했다. MB.OS 발표 시 선보인 ‘첨단 어린이 감지 시스템’처럼 어린이 특유의 호흡 패턴을 감지해 더운 날씨에 아이 혼자 차 안에 방치되는 것을 막는 기능이 대표적인 사례다.

마그누스 외스트버그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외스트버그 CSO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고민되는 점이 ‘속도’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나라, 어떤 시장에 필요한 기능을 빠르게 출시하면서도 벤츠의 품질과 안전, 보안 수준을 포기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동부 출신 기업, 미국 서부 출신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주시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꾸준히 소프트웨어 역량을 높이기 위한 채용을 늘리고 있다. 독일 현지에서는 이미 3000명 이상을 채용했고, 전 세계에서는 1만명 이상의 인재를 채용한다. 외스트버그 CSO는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 계속 개발자를 뽑고 있다”며 “인재 개발 측면에서는 2030년까지 13억유로(약 1조86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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