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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맏형’ 반도체 사상 최대 실적 거둬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6054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5.5% 늘어났다. 우리나라가 연 6000억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수출약은 5737억달러로 2위, 2014년은 5727억달러였다.
우리나라가 수출 실적을 거둔 것은 수출 ‘맏형’인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화학·일반기계 수출 호황 덕분이다. ‘슈퍼 싸이클’을 탄 반도체는 올해 1267억1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연간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 1000억달러 수출 품목에 진입했다. 그간 1000억달러 이상 수출 품목은 독일 자동차, 일본 자동차, 중국 컴퓨터, 중국 유무선, 미국 항공기밖에 없다.
일반기계 수출액은 535억7000만달러, 석유화학은 500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일반기계의 경우 주요국 건설·제조업 경기가 상승세를 탄 영향을 받았고, 석유화학제품은 유가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SSD(차세대저장장치)도 각각 전년대비 10.4%, 20.1% 수출을 늘린 성과를 봤다. 수출액은 103억달러, 71억4000만달러로 아직 미미하긴 하지만, 향후 미래 수출 ‘먹거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MCP(복합구조칩직접회로)도 전년 대비 1.0% 늘어난 23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 철강, 무선통신기기, 가전 수출이 각각 1.9%, 0.6%, 22.6%, 18.3% 감소하며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해외 공장 생산을 확대한 영향도 있지만, 글로벌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가별로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 신 남방국가(아세안·베트남·인도) 등에서 각각 최대 수출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 갈등’에도 미·중 주력시장은 여전히 든든했다. 미국향 수출액이 727억5000만 달러(6.0%), 중국향 수출액은 1622억4000만 달러(14.2%)였다.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아세안 국가로의 수출액도 100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베트남 수출액은 486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수입은 5349억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1.8% 늘어났다. 이에 따라 무역액은 사상 최대치(1조 1405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704억9000만달러로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27개월 만에 감소 전환…12월 수출도 감소
한편 12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한 484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6개월 만이다. 7개월 연속 500억달러 수출 기록도 멈췄다.
반도체 수출이 주춤한 게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수출액은 88억6000만달러에 그치며 지난해 12월에 비해 8.3%나 감소했다. 지난 2016년 9월이후 26개월 연속 이어온 증가세가 끝이 난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형 IT기업이 빅데이터를 저장할 데이터센터 투자를 조정하고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수출 역시 유가하락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6.1% 감소로 전환됐다.
수입은 0.9% 늘어난 439억1000만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5억6000만달러로 83개월 흑자를 이어나갔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초로 6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대한민국 저력을 보여준 결과”라면서도 “올해 수출은 주요국 경제 성장률 둔화와 美·中 무역갈등 등 수출여건이 녹록하지 않은 만큼 모든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정면 돌파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