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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 도전은?"…SK하이닉스 中공장 찾은 이낙연 총리

이진철 기자I 2019.03.29 20:15:32

충칭공장 방문, 임직원·협력업체 관계자와 간담회
반도체 시황 전망·비메모리 경쟁력 강화 방안 관심
"중국 물량 공세 대응, 정책지원 등 더 노력해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2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 충징공장을 찾아 반도체 공정이 이루어지는 쿨림룸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충칭(중국)=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중국을 방문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SK하이닉스(000660) 충칭공장을 찾았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실적 우려가 커지고, 엎친데 덥친 격으로 중국 정부가 반도체 반독점 조사까지 나선 상황에서 이 총리가 직접 반도체 산업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이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중국 충칭에 투자한 대표적인 한국 반도체 수출 기업인 SK하이닉스 충칭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공정이 이루어지는 클린룸을 현장 시찰하고, SK하이닉스 임직원 및 협력사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총리가 이날 오후 SK하이닉스 충칭공장에 도착하자 공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상선 부사장, 박진규 법인장 등 임직원 30여명이 환호성과 함께 박수로 이 총리 일행을 맞이했다. 이 총리의 공장 방문에는 이번 총리 순방에 동행한 박병석(더불어민주당), 김성태(자유한국당), 유성엽(민주평화당) 등 여야 국회의원도 함께 했다.

이상선 부사장으로부터 회사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은 이 총리는 “비메모리 분야에 앞으로 어떻게 도전할 것인가”라며 향후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비메모리는 D램,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반도체를 지칭하는 용어다. 로직, 마이크로, 아날로그, 센서 등이 비메모리 반도체에 속한다. 지난해 전 세계 비메모리 시장 규모는 3100억달러로 메모리 시장(1600억달러)의 두 배에 육박한다.

이 총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며 60%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비메모리 시장점유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메모리 반도체 편중현상을 완화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 부사장은 “비메모리는 자동차의 전방 후방 카메라 등을 만드는 칩인데 이천공장에서 D램이나 낸드플래시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이용해 시스템반도체와 관련한 교두보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가 “이천에 공장 짓는 이유가 그것이던가”라고 추가로 묻자 이 부사장은 “앞으로 이천공장은 D램과 관련한 연구개발(R&D) 기지가 될 것”이라며 “이번에 정부에서 허가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협력업체들까지 묶어서 생산기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최근 반도체 시황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이 하반기에는 멎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지금도 유효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부사장은 “아마도 유지하거나 아마 약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아직도 우세하다”면서 “그 이면에는 올해 투자금액이 전년 대비 저희 뿐 아니고 해외 업체도 많이 줄었다”고 답했다.

SK하이닉스 충칭공장은 지난 2013년 4억1000만달러(4700억원)을 투자해 28만3000㎡ 규모의 부지에 설립했으며, 2000여명이 근무 중이다. SK는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올해 6월말 완공을 목표로 제2공장 건설을 진행할 정도로 한·중 산업 협력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충칭공장은 SK하이닉스 낸드 관련 제품 매출총액 120억 달러 중 35%인 41억7000만달러 규모에 달한다. 충칭공장 생산 반도체 전량은 국내 반입 후 SK하이닉스 본사에서 20개국의 스마트폰, PC 생산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충칭공장 방문을 마친 후 “정부의 지원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정책이 없는 건 아니다”라며 “그런데 현장에서 느끼기엔 자꾸 중국과 비교되다 보니까 중국처럼 물량적인 지원을 한다는 건 세계 어느 나라도 가능하지 않다. 단지 여기선 그게 비교가 되다보니 안타까움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27일 하이난성 보아오 국빈관에서 열린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에서 중국정부의 반도체 반독점 조사와 관련, 한국 기업에 대한 배려를 요청했다. 이에 리 총리는 “법에 의거해 공정한 조사를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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