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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대한민국, 위안부 피해자들께 많은 것을 빚졌고 배웠다”

김성곤 기자I 2018.08.14 17:13:41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국가기념식 참석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광복 후에도 오랜 세월 은폐되고 부정”
“정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지속적인 소통에 성의를 다할 것”
“아픈 상처를 넘어 세계 여성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실천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와 장미묘역으로 향하고 있다.국립 망향의 동산은 해외동포들을 위한 국립묘원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유해도 안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대한민국은 할머니들께 많은 것을 빚졌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충남 천안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국가기념식에 참석, “27년 전 오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학순 할머니가 생존자 중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다. 할머니들께서 잃어버린 세월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세월”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광복 후에도 오랜 세월 은폐되고 부정되었다. 국가조차 그들을 외면하고,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그것을 복원해 낸 것은 국가가 아니라 할머니들 자신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연대의 폭이 크게 확장되었고, 아시아 다른 나라의 피해자들에게도 용기를 주었다. 전쟁 중의 여성인권과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논의를 크게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진실 뼈대 드러났지만 아직 갈 길 멀다” 기록 발굴·연구·교육 지원 다짐

문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은 물론 기념사업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며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과 지속적인 소통에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다”며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기념사업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의 증언과 시민사회, 학계의 노력으로 진실의 뼈대는 드러났지만, 아직 길이 멀다”며 “기록의 발굴부터 보존과 확산, 연구지원, 교육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한일 양국간 역사적 문제 아닌 인류 보편적 여성인권 문제”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양국 간의 역사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시 여성 성폭력의 문제, 인류 보편적 여성 인권의 문제”라면서 “할머니들은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승화시켜 이 순간에도 인권과 평화를 실천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다만 “저는 이 문제가 한일 간의 외교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양국 간의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제 우리는 아픈 상처를 넘어 세계 여성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며 “진실을 외면한 역사를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우리 자신과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가 전체 여성들의 성폭력과 인권문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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