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과 같은 1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은 외국인도 624억원 ‘사자’에 나서며 순매수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지난 8월 4일부터 13일까지 10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은 무려 2조741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의 ‘팔자’세에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이어 하락했다. 8월 들어서만 무려 9.8%나 하락했다. 반도체 디램(DRAM)업황에 대한 우려 탓이었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하향하는 보고서를 내며 SK하이닉스 ‘팔자’는 정점을 이뤘다.
하지만 외국인의 순매도가 잦아들었다고 해도 주식시장은 여전히 SK하이닉스에 대해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떨어질 만큼 떨어진 탓에 ‘저가 매력’은 있지만 주가를 상승세로 돌려세울 모멘텀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176.3원에 마감하는 등 환율 부담도 커지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PC D램 현물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처에서는 가격이 더 하락하길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주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 하향 조정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블룸버그 기준 컨센서스가 17조2000억원으로 아직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낮췄다.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종전 14조4000억원에서 10조8000억원으로 내렸다. 올 4분기부터 6개월 동안 디램 가격을 15% 하락하고, 내년 2분기부터 2022년 말까지 반등하지 못 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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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총 3위인 네이버가 1.83%(8000원) 빠진 42만8500원에 마감하며 SK하이닉스는 시총 2위를 여전히 지켰다. 하지만 시총 차이는 3조5875억원에 불과해 네이버가 4~5%만 상승을 해도 순위는 바뀐다. 올들어만 네이버가 46.5%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시총 순위 역전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네이버는 ‘셀코리아’ 속에서도 외국인의 러브콜도 받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네이버를 1235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6위이기도 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이클이나 글로벌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데에 반해 네이버는 상황에 따른 변화가 크지 않은 종목인 만큼, 코스피 약세 국면 속에 시총 순위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둬야 한다”면서도 “아직 네이버와 SK하이닉스의 이익 규모 등의 차이를 좁히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올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조6945억원, 네이버는 335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