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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신 7회분 쥐어짜기 논란 불필요...백신 확보가 중요"

노희준 기자I 2021.03.02 19:42:45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화 인터뷰
백신 접종, 7회분 논란 외 순항...6회분 쓰고 버려야
백신 확보·변이바이러스·백신 접종률 3대 과제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화이자 백신 1병당)‘6인을 접종하고 나머지는 폐기하라’가 정답입니다. ‘7인분 이슈’가 논란되는 게 외려 백신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낭비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김우주(사진)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6일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초기 상황과 관련 “‘7인분 이슈’를 빼고는 특별한 중증 이상 반응이나 사망자가 없으니 순조롭다고 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나흘간 국내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자는 2만3086명이다. 같은 기간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은 152건이 신고됐다. 주요 이상반응은 38도 이상 발열(76%) 근육통(25%) 두통(14%) 등으로 모두 경증이었다.

‘백신 1병당 7인분 이슈’는 최소잔여형(LDS) 주사기를 활용해 화이자 백신 1병(바이알)당 권장 접종 대상자인 6명보다 많은 최대 7명까지 접종 인원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LDS 주사기는 투약 후 주사기에 남는 주사 잔량을 줄인 특수 주사기를 말한다. 질병청은 백신 폐기량을 줄이는 차원에서 백신 1병당 접종인원 접종 후 잔여량이 있으면 현장 판단에 따라 추가 접종을 할 수 있다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눈대중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접종 현장의 혼란을 가중한다거나 간호사 업무 부담을 추가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는 “LDS라 하더라도 무(無)잔여형이 아니고 최소잔여형이라 7인분이 어쩌다 나올 수는 있지만 간호사들이 매번 7인분을 맞춰서 할 수는 없다”며 “질병청 공문이 현장을 헷갈리게 하고 정부가 확보했다는 7900만명분의 백신이 뭔가 확보가 안 돼서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총 7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 얀센 백신 600만명분, 화이자 백신 1300만명분,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 코백스 퍼실리티(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물량 1000만명분이다.

김우주 교수는 정부의 목표인 11월 집단 면역 형성과 관련해 백신의 적기 공급과 변이 바이러스, 백신 접종률 등 3가지 변수가 관건이라고 봤다. 특히 백신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백신 생산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백신 공급이 제때 가능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2월초·중순에 들어온다는 (코백스) 화이자 백신이 2월말에야 가까스로 들어온 것을 보면 정부 계획이 현실로 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서도 백신 확보가 중요하다는 게 김 교수 판단이다. 그는 “변이바이러스는 전염력 높이고 중증 환자 사망률을 높이고 백신 효능을 떨어트린다”며 “영국과 미국도 변이주 확산 전에 접종을 서두르고 있는데 뭐든 희망하는 계획을 하려면 백신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플랜C(3순위 비상계획)차원에서라도 러시아 백신의 도입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백신 접종률에 대해서는 “백신이 논란이 되면 접종률이 떨어진다”며 “일반 국민의 접종 의지는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에 정부가 소통을 잘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얘기해 신뢰감을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두고는 “일관성이 있고 예측 가능하며 현장에 적용 가능한 단순 명쾌한 내용으로 개편하고 만든 기준은 우직하게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민들에게는 “어디에 있든 마스크, 거리두기, 손씻기와 환기를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백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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