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바느질로 지은 시간 걸친 색채추상…안온 '감치다 XI'

오현주 기자I 2022.08.16 19:15:00

2021년 작
제작한 염료로 염색한 색천을 물감 삼아
자르고 찢고 붙여내 섬유그림으로 완성
일상풍경 재현해 얻은 생기·기운 화면에
자연시간 따라 움직이는 사람감정 심어

안온 ‘감치다 XI’(2021·사진=서진아트스페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가느다란 실선 하나가 나지막한 언덕을 만들었다. 그 뒤편으론 물인지 구름인지 아스라이 번지는 ‘흐름’이 있고, 다시 또 그 위론 작은 점 같은 두 형체가 잡힌다. 사람인지 동물인지 알 순 없지만 뭔가 생물체라 여기고 싶은 부드러운 그것. 이 장면이 특별한 건 붓끝이 더듬은 풍경이 아니란 거다. 천을 자르고 찢고 붙여낸 섬유그림이라서다.

작가 안온은 섬유예술을 한다. 천연염료를 직접 제작해 천을 염색하고 그 색천을 물감 삼아 그림을 그린다. 또 그 재료로 두툼하게 입체감을 입혀 부조작업도 한다. 시작은 가느다란 ‘빛 같은 색’이었단다. 그 자연색이 가진 치유능력을 믿었던 건데. “생각해 보면 일상 속 기억에 남는 풍경을 재현한 듯하다”는 작가는 그 안에 함께 녹여낸 색에 대한 확신으로 ‘생명력 가득한 생기·기운’을 화면에 옮길 용기를 냈던 거다.


거기에 얹어낸 ‘시간’은 덤. 날씨·기온· 바람 등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시간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의 감정을 심어내면서 말이다. ‘감치다 XI’(2021)은 그렇게 바느질로 지어낸 시간을 걸친 색채추상이다. 천도 감치고 색도 감치고 사람도 감쳤다.

24일까지 서울 중구 필동로8길 서진아트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상상의 색’(Color of Imagination)에서 볼 수 있다. 면에 직접염색·직접염료·울사. 112.1×145.5㎝. 서진아트스페이스 제공.

안온 ‘가온뫼찬빛Ⅰ’(2020), 면에 직접염색·직접염료·견사노방, 100×80.3㎝(사진=서진아트스페이스)
안온 ‘기억의 색’(2022), 직접 염색한 면천, 91×91㎝(사진=서진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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