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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장 선 이대 교수들 '부인·모르쇠·책임전가'…"시스템 아닌 인간의 실패"

유현욱 기자I 2016.12.15 19:51:44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 "정유라 학점은 교수 개인의 권한"
"정유라 몰랐다" Vs "넌지시 알렸다" 책임공방도
이대생들 "비리 은폐하고 축소, 진실 고백해야"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경희(54·오른쪽) 전 이화여대 총장이 최씨의 딸 정유라(20)씨 입학 특혜 관련해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지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왼쪽은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육합대학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최경희(54) 이화여대 전 총장을 비롯한 이대 측 증인들은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대입 특혜 관련 의혹들을 대부분 부인했다. 특히 교육부의 특별감사 결과마저 부정하는 태도를 보여 여야 청문위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한 최 전 총장은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총장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학교에서 엄격한 진상조사를 했음에도 조직적으로 특혜를 준 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입학 전에는 없었고 2015년 학교를 잠시 방문해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봄에 최씨와 정씨가 잠시 와서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잠시 인사하고 갔다”고 덧붙였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 역시 “최 총장이 정씨를 뽑으라고 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고 정씨가 면접장에서 금메달을 보여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면접장 안 상황이어서 확실히 모른다”고 했다.

남 전 처장은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정씨의 지원 사실을 김경숙 전 학장에게 들었다”며 “그 뒤 인터넷을 검색해 정윤회씨 딸 이름이 정유연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총장은 “정윤회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했고 정씨 입시 문제로 회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도 “매주 처장 회의를 하는데 특이사항으로 보고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 역시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며 학점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증인 간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씨 입학 지원 사실을 놓고 남 전 처장이 “김 전 학장이 승마와 유망주, 아시안게임 등을 언급하며 넌지시 알렸다”고 하자 김 전 학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 정씨가 누군지 몰랐다”고 반박했다.

이대 측 증인들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여야 위원들 사이에서 “철판을 깔기로 작정했냐”는 등 질책이 이어졌다.

하 의원은 “교육부의 감사 결과를 증인들이 전면 부정하고 있다”며 “(교육부가)감사 자료를 작성한 두 분을 참고인으로 보낼 수 있다고 하니 출석을 요청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따라 김성태 위원장은 교육부 두 관계자의 청문회 출석을 요청했다. 오후 청문회장에 나온 교육부 관계자는 “자료와 정황 증거, 기타 주변 인물들 진술 등을 토대로 부적절한 특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총장은 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씨를 두 차례 만난 사실도 공식 석상에서 처음 인정했다. 다만 인사를 나눴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들의 답변을 지켜본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는 “이대의 일원으로서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입시관리체계나 학사관리체계의 부정이 아닌 인간의 실패로 보고 있다. 권한을 가진 소수의 사람에 의해, 의도를 가진 분들에 의해 일어난 일로 보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청문회에 앞서 이화여대 학생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밝혀지지 않으면 스스로 말하지 않고 최대한 비리를 은폐하고 축소했다”며 “청문회에서만큼은 진실을 고백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유리씨 특혜 관련 성역 없는 철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화여대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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