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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夢 항해 나아가는 '일대일로'…'채무외교' Vs '공동번영'

김인경 기자I 2019.04.25 20:39:38

25일 12개 분과토론 및 기업가 대회 시작으로 개막
37개국 정상·150여개국 대표단·5000여명 참여
'빚더미' 비판 돌파…"차관 투명성" 성명에 담을듯
홍남기 부총리 참석…北 김영재 대외경제상과 만남 전망도

25일 중국 베이징 곳곳에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홍보하기 위한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AFPBB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전세계 5000여명의 고위급 인사가 뜻을 모은 글로벌 협력의 장일까, 아니면 중국판 신(新) 식민주의 선전 사업일까.

25일 제 2회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이 막을 열었다. 이미 지난주부터 베이징 곳곳에는 정상포럼을 홍보하기 위한 가로수마다 현수막이 걸렸다. 정상포럼이 열린 이날엔 각국 정상들이 모인 회의장 주변에는 수백명의 공안이 참가자들과 기자들을 상대로 철저한 보안검색에 나섰다.

올해 중국의 최대 외교 행사라고 손꼽히는 이번 포럼에는 2년 전보다 규모가 훨씬 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37개국 정상을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도 참여한다.

50여개국 대표단과 90여개 국제기구, 900여명의 기업가 등 참여인사가 총 5000여명에 달한다. 1회 때와 비교하면 참여 국가도 130개국에서 150개국으로 늘었고 참여인원도 3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가 개발도상국를 빚더미에 빠지게 한다며 비난했지만, 올해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향한 관심과 규모는 더 커졌다.

이번 포럼에 거는 중국의 기대와 의도는 명확하다. 중국은 주요 2개국(G2)의 한 축의 리더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경제 블록의 의지를 재차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을 만난 데 이어 칠레, 모잠비크, 에티오피아, 아제르바이잔 정상과 연달아 개별 회담을 가졌다. 특히 시 주석은 라가르드 총재를 만나 IMF에 신흥국의 발언권을 더욱 확대해달라고 밝히는 등 신흥국 국가의 수장 노릇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시 주석은 26일엔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에서 회담을 한 후,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온다.

2년전에 개최된 1회 포럼이 미국을 향해 중국의 ‘세’를 과시하는데 주력했다면, 올해 정상포럼을 통해 일대일로을 선전하는 데 치중하는 모습이다. 일대일로가 다른 국가들을 채무의 늪에 빠뜨리는 ‘신 식민주의’ 전략이라는 비난에 맞서기 위한 차원이다.

이날 이강 인민은행장은 일대일로 사업을 진행할 때, 협력국가의 채무 부담능력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및 융자 결정을 할 때 합리적으로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며 “한 나라의 전체적인 채무 부담능력을 충분히 고려함으로써 채무의 지속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 역시 26일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가 세계평화에 공헌하며 다 같이 잘사는 경제권을 구상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27일 채택될 공동성명에는 “일대일로의 차관은 지속가능하며 투명할 뿐더러 법에 의해 이뤄진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서구국가들은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지부트 등 일대일로 사업국가들이 중국과 함께 철도망 연결 등 인프라 사업에 나섰다가 부채를 갚지 못하고 결국 운영권을 중국에 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미국은 일대일로가 중국의 패권전략인 ‘채무 외교’라고 비난하며 이번 정상포럼에 대표단도 보내지 않았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북한에서는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각각 대표로 정상포럼에 참석했다. 이에 따라 포럼 기간 중 남북의 짧은 만남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여하는 귀빈들을 맞이하기 위해 25일 중국 경찰들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을 삼엄하게 살피고 있다.[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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