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개그맨 김형인, 증인과 법정 공방

박순엽 기자I 2021.02.22 18:26:57

‘도박장 개설 혐의’ 코미디언 김형인·최재욱 2차 공판
증인 “최·김 수익 배분했다” 주장…대부분 진술 거부
“공익 제보 목적” 증인에 “돈 요구했다” 김형인 반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서울 시내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코미디언 김형인(41)이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이 도박장 운영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는 증인과 법정 공방을 벌였다. 해당 증인은 이른바 ‘공익 제보’를 하고자 당시 도박장 모습을 담은 영상을 찍고, 관련 자료를 모았다고 진술했다.

‘불법도박장 개설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김형인, 최재욱(오른쪽)이 22일 오후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성규 부장판사는 22일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으로 기소된 코미디언 김형인과 최재욱(38)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증인으로 나온 A씨는 “공익 제보를 하려고 (당시 도박장 모습이 담긴 영상, 장부 등) 자료를 모았다”며 “김형인과 최재욱이 도박장에서 나는 수익을 두고 싸우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형인과 최재욱은 지난 2017년 12월 불법 도박장 개설을 공모한 뒤 이듬해 1~2월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 지하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했다. 이후 이들은 이곳을 찾는 불특정 다수 손님에게 속칭 ‘텍사스 홀덤 도박’을 하도록 해 손님들로부터 합계 1000만원의 수수료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형인은 특히 같은 기간 해당 도박장에서 약 10회에 걸쳐 직접 도박에 참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증인신문에 나선 A씨는 김형인이 최재욱과 함께 도박장을 개설하고 운영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도박장 보증금을 내고, 테이블·칩 등을 구매한 것도 김형인 돈이라고 들었다”며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원룸에 자주 갔는데, ‘누가 돈을 더 가져갔네’라고 하며 싸우는 걸 보고 수익을 나눠 가진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자신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당시 도박장 영상과 장부 등의 자료를 변호인이 제시하자 “공익 제보를 하려고 자료를 모았다”며 자료를 모은 계기를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은 해당 도박장에서 장부를 작성하는 아르바이트 일을 했지만, 김형인이나 최재욱에게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진술에 김형인 측 변호인은 A씨에게 “같은 투자자라서 현금 출납을 관리한 것 아니냐”, “도박장 사업에 소극적인 김형인을 협박해 투자금을 보전하려고 자료를 준비한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A씨는 이에 대한 진술을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A씨는 “다음 공판에 김형인과 최재욱이 공모했다는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A씨는 이외에도 이날 검찰과 변호인의 질문에 대부분 증언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는 현재 같은 혐의를 받아 검찰에 송치된 A씨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재욱 측도 앞선 공판에서 “김형인과 도박장 개설을 공모한 게 아니라 A씨와 공모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형인도 직접 증인 신문에 나서 A씨에게 “공익 제보라는 말로 정의를 위한 것처럼 표현하는데, 공익 제보를 할 거라면 언론에 제보했으면 끝이 나야 한다. 그걸로 돈을 요구하는 게 어떻게 공익이냐”고 물었지만, A씨는 “(김형인 질문에) 말할 필요를 못 느끼고, 증언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을 거절했다.

변호인은 A씨가 대부분 진술을 거부한 점을 지적하며 A씨에 대한 기소 여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검찰에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도 “누가 도박장소 개설을 공모한 것인지 알아보려면 (검찰이) A씨에 대한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검찰이 A씨를 기소할 것인지 확인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한편 김형인 측은 앞선 공판에서 도박에 직접 참여한 사실은 일부 인정했지만, 도박장 개설에 공모한 적은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들의 다음 공판은 오는 4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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