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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지키려는 스타벅스…4000만 자사주 매입계획 승인

김나경 기자I 2020.03.19 20:26:24

주총서 "회복 가능성" 강조했지만
美직원들 "매장 영업 중단해달라" 요구 거세

△ 18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당분간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제공=AFP]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코로나19로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벅스가 최대 4000만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며 투자자 다독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 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스타벅스 직원들이 영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등 현실은 녹록지 않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을 ‘일시적 사업 차질’이라고 규정하고 “중국 내 스타벅스 영업 중단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영업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스타벅스는 직격탄을 맞았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던 중국 매장 절반이 이달 초부터 휴업하면서 2분기 중국 매출만 4억달러에서 4억 4000만달러 줄어들 예정이다. 중국 내 새로운 매장을 내겠다는 계획도 철회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미국 매장이 문제다. 코로나19 전역 확산하자 스타벅스는 미국 매장에서 테이크아웃과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방식으로만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매출 감소가 예상되면서 스타벅스 주가는 수직 하강하고 있다. 18일 기준 스타벅스의 주가는 56.33달러로 1년 전보다 20.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5.8% 하락한 것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임원들은 경영난이 확산하면서 부채 비율 역시 높아졌다고 말했다.

추락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스타벅스는 이날 주총에서 최대 4000만 보통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는 갭이나 노드스트림 등이 현금 자산을 유지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계획을 철회한 것과는 엇갈리는 행보다.

“(경영상태는) 회복될 것”(패트릭 그리스머 스타벅스 최고재무책임자)이라는 스타벅스의 장담에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직원들을 중심으로 영업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재택근무를 권고했지만 스타벅스 직원들은 계속 매장으로 출근하고 있어 불만이 크다.

한 바리스타는 스타벅스 내부 게시판에 “커피는 필수품이 아니다”라며 “정부 권고처럼 우리도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만 6000명 이상의 미국 스타벅스 직원들은 영업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으며 ‘우려하는 바리스타 모임’이라는 단체를 조직해 직원 파업과 소비자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임원진은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에 매우 유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에게 2주 치 임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증상이 의심되면 3일간 격리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스타벅스 주가는 4.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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