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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기조판단 리포트 9년 만에 '확대' 표현…미묘한 출구 신호?(종합)

김형욱 기자I 2017.04.27 18:44:22

구로다 총재 "경기 살아나지만 출구전략 언급은 시기상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27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현 금융완화 정책의 출구전략을 얘기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현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아웃풋 갭의 개선(축소)과 중장기적 예상물가 상승률의 증가 등에 따라 (BOJ의 물가목표인) 연 물가상승률 2%까지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풋 갭(일본식으론 수급 갭)이란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잠재 GDP 성장률을 뺀 지표로 경기 과열 여부를 살펴보는 수치로 활용한다. 오차 범위가 작으면 경제가 안정 성장, 커지면 경제 계획의 실패를 뜻한다.

BOJ는 이날 ‘4월 경기·물가정세 전망’을 발표하고 경기 판단을 앞선 3월보다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엔 ‘완만한 회복 기조가 이어지는 중’이었으나 이번 달엔 ‘완만한 확대로 전환 중’이라고 상향 조정했다. ‘확대’란 표현이 등장한 것은 9년 만이다. 성장률 전망도 1.5%에서 1.6%로 높였다. 내년 전망 역시 1.1%에서 1.3%로 높여 잡았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은 지난달 1.5%에서 1.4%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나 2018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은 이전과 같은 1.7%, 목표한 2% 물가상승률 달성 시기 역시 ‘2018년께’로 유지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BOJ의 이번 리포트가 미묘하게나마 출구전략의 신호를 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그러나 “(이 같은 상승세의) 강력함은 아직 부족하다”며 “현 금융조절 방침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출구전략 질문에도 “구체적으로 방법을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 수준의 완화적 금융정책을 현상 유지키로 했다.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연 2% 물가상승을 목표로 지난해 9월부터 단기금리 마이너스 0.1%,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0.1~0.1%)으로 유지하며 금융 시장을 조절해 오고 있다.

금리 조절을 위한 자산 매입 수준도 이전 수준을 유지한다. BOJ는 국채매수를 보유잔고가 연 80조엔(약 800조원) 증가하는 수준으로, 국채 외 자산매입도 상장투자신탁(ETF)를 연 6조엔 늘리고 부동산 투자신탁(REIT)를 연 900억엔 늘린다는 계획이다. 구로다 총재는 사실상 국채 무제한 매입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에 “목표 실현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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