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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X 차박,5스타 호텔이네..모닥불 켜 봤다

남현수 기자I 2020.09.24 17:04:37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한여름 전기차로 차박을 하면 큰 장점이 있다. 더위에 고생하지 않고 에어컨을 틀어 놓고 편하게 잘 수 있다는 점이다. 디젤 SUV는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켜고 자면 자연 훼손뿐 아니라 주변을 오염시킨다. 그런 점에서 전기차가 차박용으로 인기다. 그렇다면 현행 전기차 중에 최적의 차박용 차는 무엇일까. 압도적으로 테슬라 모델X가 꼽힌다. 넓은 실내뿐 아니라 영화관을 연상 시키는 17인치 모니터까지 달려 있다.

테슬라 전기차는 긴 주행거리, 스포츠카 이상의 가속력, 첨단 IT 기술이 접목돼 인기몰이를 한다. 1억원대인 플래그십 모델S와 대형 SUV 모델X가 대표적이다. 요즘 테슬라 판매의 80% 이상은 4천만~5천만원대 구매가 가능한 모델3 인기가 폭발적이다. 내년에는 모델Y도 한국에 선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캠핑 인기가 살아났다. 더불어 복잡한 캠핑장을 피해 차안에서 캠핑 분위기를 내는 차박이 인기 상종가다. 차박은 우선 캠핑에 비해 간편한 장점이 크다. '좀 더 간편하게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길 수 없을까' 고안해 낸 장르가 바로 차박이다. 또한 내가 가고 싶은 어디든 갈 수 있고 주차할 최소한의 공간만 있으면 차박이 가능한 것도 매력이다. 차박은 통상 외부 취사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오거나 차내에서 김밥이나 치킨 같은 간편식을 먹는 정도다. 머물다 간 자리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건 차박 최고의 매너이자 기본이다. 아울러 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시동을 걸고 매연을 내뿜는 것도 금해야 한다. 차량의 배기가스가 실내로 유입될 뿐 아니라 주변 이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전기차가 차박 최적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통상 7,8시간 에어컨을 켜 놓으면 배터리는 20~30% 정도 소모된다.

이번 차박은 테슬라 모델X와 동행했다. 1억4천만원대 최고급 모델로 3열이 없는 5인승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모델X로 차박을 하려면 6인승 모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열 시트가 폴딩을 지원하지 않아서다. 5,7인승만 차박이 가능하다.

가장 인기 차종은 모델3는 모델S와 달리 트렁크 도어가 해치 형태가 아니라 역시 차박은 쉽지않다. 제대로 편하게 누워 잘 수 없다는 얘기다. 1열 시트를 최대한 뒤로 젖힌 상태에서 잠을 청해야 한다.

모델X 전면은 모델S와 패밀리룩이다. 전체적인 형상이 유사하다. 플랫폼과 상당수 부품을 공유한다. 모델X는 SUV답게 껑충한 전고가 특징이다. 아울러 모든 도어가 전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2열은 특이한 팔콘 도어다. 메르세데스-벤츠 SLS가 연상된다. 비좁은 주차 구획에서도 원활하게 도어를 여닫을 수 있도록 두 개의 힌지를 마련했다. 센서가 주위 사물을 감지해 장애물에 도어가 부딪힐 것 같으면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도 포함된다. 테슬라 설명에 따르면 폭 28cm 공간만 있으면 도어가 열린다고 한다.

리어 스포일러는 전동식으로 접히고 펼쳐질 것 같지만 고정식이다. 이 외의 부분은 모델 S와 유사하다. 전고와 지상고가 높은 것을 제외하면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실내는 모델S와 판박이다. 스티어링휠 뒤로 12.3인치 계기반이 위치하고 가운데 세로로 자리잡은 17인치 모니터가 존재감을 더한다.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간단한 게임부터 유튜브, 넷플릭스, 트위치 시청이 가능하다. 더불어 차박을 왔다면 실내에서 모닥불을 키고 ‘불멍’도 할 수 있다. 무슨 소리냐고? 모닥불이 디스플레이에서 나오고 송풍구에선 따뜻한 바람까지 더해진다. 차내에서 이런 놀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차박지까지 여러 주행 모드로 주행했다. 시승 차량은 고성능 버전인 퍼포먼스다. 롱레인지 모델에는 없는 루디크러스와 루디크러스+모드가 있다. 루디큘러스+를 활성화하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엄청난 가속력이 온 몸에 전달된다. 레이싱 머신을 타는 기분이라고 할까. 모델X P100d에는 100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앞과 뒤에 각각 전기모터 하나가 자리한다. 최고출력 670마력, 최대토크는 무려 98.6kg.m에 달한다. 2605kg에 달하는 거구가 단 2.8초 만에 시속 100km/h에 도달한다. 포르쉐 카이엔을 손쉽게 따돌리는 가속력이다. 최고속도는 250km/h로 제한된다.

코너에서 의외로 출중한 실력을 뽐낸다. 600만원을 추가해 단 22인치 휠 역할이 느껴진다. 다만 휠 사이즈가 너무 큰 탓인지 방지턱을 지날 때 서스펜션보다 휠이 먼저 충격을 흡수하는 불쾌한 느낌도 전해진다. 폼 나는 디자인을 포기하고 기본 20인치 휠을 선택하는 편이 일상 주행에서 더 맞은 조합이다.

오토파일럿은 말 할 것 없이 최고 수준이다. 앞 차와의 간격 유지는 물론 방향지시등을 가볍게 조작하면 옆 차로를 확인 한 뒤 스스로 차선을 바꾼다.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설정하면 자동차 전용도로에 국한해 선행 차량 추월, 진출입로 자동 진입 등이 가능하다. 모든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옆차로까지 인식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내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을 인식해 속도를 줄인다.

모델X 퍼포먼스는 1회 완전충전으로 최대 421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보다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싶다면 빠른 가속력을 포기하고 롱레인지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최대 438km를 주행할 수 있다.

경기도 양주 부근 차박지에 도착해 2열을 폴딩하고 매트와 침낭을 펼쳤다. 전장 5050mm, 전폭 2000mm, 휠베이스 2965mm의 큰 차체가 광활한 실내 공간을 만들어 낸다.

적재공간도 엄청나다. 최대 트렁크 용량은 2487L다. 3인 소파를 트렁크에 싣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이것도 부족하다면 보닛에 위치한 ‘프렁크’를 활용할 수도 있다.

여태 차박을 하며 가장 편하다고 느꼈던 쉐보레 트래버스보다 한 수 위 공간이다. 어깨, 다리, 머리 공간 모두 충분하다 못해 여유가 남을 정도다. 매트와 침낭을 깔았다. 잠자리 준비는 끝이다. 별도로 테이블이나 의자를 가져와 설치할 수도 있지만 모델X의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즐기려면 1열에 앉아 있는 것이 베스트다. 모닥불을 켤 수도 있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도 볼 수 있다. 다만 모니터가 세로 배치라 영상을 시청할 때는 화면이 작게 느껴진다.

태풍이 지나가고 모처럼 상쾌한 공기가 코끝을 찌른다. 이제 잠을 잘 시간이다. 누워 천정을 봤더니 별이 쏟아질 듯 빛난다. 천정 대부분을 유리로 마감해서다. 특히 2열 상단에 뚫린 쪽 창이 개방감을 더한다. 아직 여름이지만 산 속은 춥다. 이럴 땐 캠핑 모드를 활성화하면 된다. 배터리 잔량이 20% 남을 때까지 내가 설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열대야가 지속되는 여름이라면 에어컨을, 추위라면 히터가 작동된다. 모델X와 함께하는 차박은 상쾌하기 그지 없다.

모델X는 차박에 팔방 미인이다. 공간, 주행 성능,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텝 등 다양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모델X 퍼포먼스의 기본 가격은 1억3599만원부터 시작한다. 시승차는 외장 색깔(192만9000원), 22인치 휠(598만3000원), FSD(904만3000원)이 추가돼 1억4390만2000원에 달한다.

내년에는 조금 작지만 5천만원대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Y가 나온다. 실내공간은 조금 작지만 모델X와 엇비슷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게다. 차박은 언택트 시대가 가속화하면서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줄 평

장점 : 넉넉한 공간, 풍부한 콘텐츠, 5성급 호텔 실내

단점 : 보조금도 못 받는 비싼 가격, 22인치 옵션휠 왜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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