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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추천 총리가 내각 통할"..巨野에 공 넘긴 朴

이준기 기자I 2016.11.08 18:19:05

野 "2선 후퇴" "국면 전환용"..당혹..판 흔들었다 관측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위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이데일리 이준기 김영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전격적으로 김병준 책임총리 카드를 접고 국회에 총리 추천권을 넘기며 정국 수습책의 공을 사실상 정치권으로 넘겼다. 야권은 “국면전환 카드”라고 반발하면서도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대통령의 국회추천 총리 수용 카드가 꼬일 대로 꼬인 최순실 정국의 판 자체를 흔들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대통령으로서 저의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해서 만나뵈러 왔다”며 “총리를 추천해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등 공식 일정이 아닌 이유로 국회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의 내각 통할’ 언급은 기존 책임총리제 카드에서 야권이 요구하는 사실상의 ‘거국중립내각’ 구성으로 방향을 틀어 영수회담 개최 등 ‘최순실 정국’의 활로를 모색하려는 의지로 풀이됐다. 따라서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지난 2일 지명된 이후 엿새 만에 사실상 낙마하는 수순을 밟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은 실제로 내각구성권한을 전폭적으로 총리에게 위임하는 것인지에 대해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일단 결론을 유보했다. 그러면서도 소속의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다시 논의키로 하면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수용할 여지를 뒀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에 이어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까지 ‘리더십 실종’이 이어지는 형국이어서 결국 야권이 박 대통령의 결단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여야 모두 각기 다른 눈높이로 여기저기서 총리를 추천할 가능성이 큰 데다, 이로 인해 여야의 총리 추천 문제가 늘어지고 국정공백이 장기화하면 결국 여론의 화살이 대통령이 아닌 정치권을 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때문에 조속한 영수회담을 통해 모든 사태수습책을 올려놓고 여야 영수들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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