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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기술 배운 北, 33년만에 단거리~장거리 미사일 '라인업'

김관용 기자I 2017.07.04 18:23:00

北 "ICBM 화성-14형 발사 성공" 주장
사실로 확인시 세계 6번째 ICBM 보유국 돼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때부터 ICBM 개발 야욕
한미, 北 ICBM 성공 주장 판단 유보
"재진입체, 유도시스템, 핵소형화 기술 등 추가 분석 필요"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북한은 세계 6번 째 ICBM 보유국이 된다. 단거리에서 장거리까지 전 미사일 라인업을 완성했다는 선언인 셈이다. 지난 1984년 러시아의 ‘스커드’ 미사일을 역설계 해 만든 ‘화성-5형’의 첫 시험발사 이후 33년만이다.

◇北 “ICBM 개발 성공” 주장…대포동 1호 발사 이후 20년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말 그대로 대륙을 가로질로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거리 5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일컫는다. 북한은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및 무수단 미사일 개발을 통해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축척해 왔다.

실제 ICBM 개발을 위해 1998년 대포동 1호를 시험 발사했으며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을 위해 2006년과 2009년, 2012년, 2016년 사거리 1만2000∼1만3000㎞로 예상되는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한바 있다. 2012년 이후에는 ICBM급의 KN-08과 KN-14를 공개했다. 북한은 이들을 실전배치했다고 주장했지만 시험발사를 하지 않아 성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이상의 ICBM 개발에 몰두해 왔다. 여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을 위협하겠다는 것이다. 남한 공격 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전시증원군을 투입하는 미국의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는 북한으로부터 7500㎞ 가량 떨어져 있다. 북한 ICBM이 9000㎞이상을 날아가면 미국 본토 일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 1만km 이상일 경우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시험발사 성공 소식에 기뻐하는 김정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대고도 2800km·39분간 933km 비행, 성능은 ICBM급

북한이 이날 발사한 화성-14형은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37분 가량 비행하며 최대고도 2300㎞이상, 비행거리 930여㎞를 기록했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정점고도 2802km까지 상승해 933km의 거리를 39분간 비행했다. 기록상으로는 ICBM급이다.

북한이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사진을 보면 화염이 불꽃 모양이라 액체 연료 엔진 기반 미사일로 분석됐다. 엔진 추진력이 80tf(톤포스: 80t 중량을 밀어올리는 추력)인 신형 ‘백두산 엔진’을 탑재했다는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지난 3월 김정은이 ‘3·18 혁명’이라 부르며 극찬했던 고출력엔진이다. 북한은 액체연료를 쓰는 ‘화성’ 계열과 고체연료를 쓰는 ‘북극성’ 계열의 투트랙으로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화성-14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소 7000km에서 1만km까지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5월 북한이 쏘아올린 ‘화성-12형’의 경우 정상각도로 발사시 4500~5000km 비행이 가능하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화성-12형은 최대정점고도 2110여km, 비행거리 780여km를 기록했다.

◇“재진입 기술·핵탄두 소형화 기술 등은 아직”

하지만 우리 정부와 미국은 북한의 화성-14형에 대해 중장거리급 미사일로 평가했다.

미 태평양함대사령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평가에서 사거리 2400㎞ 이상인 중거리미사일(IRBM)로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의 공식 발표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초기 판단으로는 중장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으나 ICBM급 미사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에 맞춰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이 ICBM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대기권 진입 기술과 대기권 진입 이후에도 목표 지점까지 정확히 찾아가 폭발할 수 있는 유도시스템 등이 검증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화성-14’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발사한 미사일이 대기권 밖을 비행하다 다시 대기권 내로 진입할 때 탄두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시 공기와의 마찰로 기체 표면에 상당한 열이 발생한다. 고열로 기체 내부의 전자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탄두가 중간에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열 제거 및 열 차단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또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 역시 남은 과제다. 북한은 이날 발표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위한 최종 관문인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에 단번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ICBM 탄두부에 들어가는 핵탄두 중량은 통상 600㎏을 넘지 않는다.

군 관계자는 “기존 핵개발 국가의 소형화 달성 기간이 2~7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차 핵실험(2006년) 이후 10년이 경과했기 때문에 북한은 이미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는데까지 근접한 것으로 봐야한다”면서도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진화했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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