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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국인은 지난 달 하락장 속에서도 기아를 사들이는 뚝심을 보였다. 4월 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순매수액만 494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4조1641억원, LG에너지솔루션 884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대조를 이룬다. 맏형 격인 현대차 순매수액 1176억원과 비교하면 4배를 웃돈다.
낮은 재고 속에서 반도체 공급 완화로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최근 기업설명회(NDR)에서 분기 생산 규모를 1분기 70만대, 2~3분기 각각 70만대 후반, 4분기 80만대를 예상했다. 특히 수급난으로 자동차 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반도체 수급의 경우 이달 신규 물량이 추가되며 공급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거의 모든 브랜드의 판매 가능 재고가 최적 규모인 70~80일을 하회하고, 기아는 가장 낮은 19일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경기 소비재 업종에서 올해 전망 하향 조정이 확인되고 있지만 자동차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긴 대기수요와 극단적으로 낮은 재고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반도체 공급 완화와 더불어 재고 재축적(리스토킹·restocking)에 진입해 생산의 양적 증가와 판매의 질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기아를 향한 증권사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DB금융투자는 일제히 기아의 목표가를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10일 기아를 신규 편입하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11만원을 제시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2개월 선행(FWD) 주가수익비율(PER) 5.9배로 역사적 저점에 가깝다”면서 “상향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에 대한 우려로 주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기아의 실적은 올해도 개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4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 5조2940억원을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1620억원어치, 코스닥시장에서 1320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4개월 연속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