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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차관, 농지 매입 논란에 “주말농장 목적…투기 아냐”

이명철 기자I 2021.03.17 18:20:57

배우자 2016년 평택 농지 쪼개기 구입, 3년 후 팔아
“서울로 이사가면서 매각 요청 상태, 10% 싸게 매도”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공직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커지고 있다. 농지법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는 박영범 차관이 농지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져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박 차관은 이에 대해 투기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하면서도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박 차관의 농지 매입과 관련해 현안 질의가 이어졌다.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연합회장 등 농업 관련 일을 하던 박 차관은 2019년 청와대 농해수비서관을 지낸 후 지난해 12월 농식품부 차관에 임명됐다.

LH 일부 직원들의 땅 투기 여파가 커지는 가운데 한 언론은 최근 박 차관의 배우자가 농지를 쪼개기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지 매입 용도는 주말농장이었으며 청와대 비서관 시절 농지를 팔아 투기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6일 박 차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박 차관의 농지 취득 과정을 두고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박 차관측이 매입한 토지는) 평택 개발사업 인근 부지로 토지를 쪼개면서 충청이나 대구, 전주 등 전국 각지 다양한 사람들이 구입했다”며 “전형적인 기획부동산을 통한 부동산 투기라고 상식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당의 이만희 의원도 “주말농장으로 사놓고 3년동안 가지도 않고 휴경 중이라니 누가 믿겠나”라며 “농지에 대한 관리책임은 농식품부가 갖고 있고 박 차관은 주무 차관인데 고위 공직자 중 (농지 매입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났으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박 차관은 해당 토지는 주말농장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며 팔 때도 손해를 본 만큼 투자 목적이 아님을 강조했다.

박 차관은 “아내가 명예퇴직을 앞두고 친구와 퇴직 후 고민을 이야기하다 주말농장을 사서 활동하면 좋겠다는 판단에 2016년 한시간 거리 농지를 매입한 것”이라며 “2017년 서울로 이사를 하면서 매각을 요청했으나 팔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19년 (청와대) 인사 검증 때 (농지 소유 사실을) 알게 됐고 휴경 상태이니 빨리 매각하는게 좋겠다 판단해 10% 깎아서 팔았다”며 “지금 (논란이 되는) 내부 정보 이용이나 투기적 목적과는 굉장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농지 매입 의도가 어쨌든 논란이 된 것에 대한 사과 표명 요구도 이어졌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LH 사태 이후 어떻든 고위공직자 투기 의혹이 제기된 첫 사례가 농식품부라는데서 참담하고 개탄스럽다”며 “도의적 책임 입장에서 사과의 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농해수위원장인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평소 (박 차관) 행동이나 품행을 봐서 농지 보유가 큰 이익 도모한다거나 그렇진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면서도 “외밭에선 신발끈 묶지 말란 이야기가 있듯 공직자기 때문에 투기와 무관하게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차관은 “지금까지 아내와 같이 살면서 (내부) 정보나 투기를 하지는 않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렇게까지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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