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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린다" 기대에 명품株 치솟는데…서민들은 세금 걱정

김보겸 기자I 2021.03.17 18:13:19

美노동자들 "1400달러 받으면 밀린 세금 내야"
애초 기대한 소비 진작 효과 나타나기 어려워
최근 3개월간 경기 회복 기대에 명품株 급등

미국 명품 백화점 노드스트롬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돈은 풀리는데 명품 소비에 돌아갈 전망이다. 한편에선 코로나 사태를 버티라고 주는 돈인데 정작 밀린 세금을 내고 빚을 갚는 데 써야 할 판이다. 최근 의회를 통과한 1조9000억달러 경기부양책을 통해 국민 1인당 1400달러 현금 배부를 앞둔 미국 얘기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기대한 대로 소비 진작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지원금으로 지난 1년간 쌓인 빚을 갚고 세금을 내겠다”는 미국인 10여명의 소식을 전했다. 인터뷰는 간호사와 배관공, 교사와 술집 사장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배관공으로 일하고 있는 한 남성은 수익의 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는 “지원금을 받으면 세금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 거주하는 45세 건설 노동자 역시 정부 지원금으로 주택담보대출금을 갚을 생각이다.

정부에서 푼 지원금이 다시 곳간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런 식이라면 애초 기대한 소비 진작이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지난해 말 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재정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하며 1월 소비자 지출이 7개월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절실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돌아간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그랜드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밀물이 모든 배를 띄우지 않는다는 문제에 맞닥뜨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몇달간 고급 리테일주가 강세를 보였다. 수천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안이 풀리면 펜트업 효과가 발생해 실물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미국 명품 백화점 노드스트롬은 3개월간 주가가 66% 넘게 올랐다. 골드만삭스 펀드매니저 출신이자 월가의 ‘독설 분석가’로 유명한 짐 크레이머는 현재 주당 44달러 수준인 노드스트롬 주가가 앞으로 50% 넘게 올라 2018년 최고치(66달러)도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주가도 지난 3개월간 8.25% 올랐다. 지난 12일에는 최고 수준인 주당 561.4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크레이머는 이외에도 카프리홀딩스와 태피스트리가 꾸준히 오를 수 있다고 점쳤다. 카프리홀딩스는 베르사체와 마이클 코어스, 지미 추 등을 거느린 미국 럭셔리 그룹이며 태피스트리는 랄프로렌과 코치를 보유한 미 의류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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