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61년 만에 희귀 바다뱀 발견..정부 "의약품 개발 첫 추진"(종합)

최훈길 기자I 2017.11.29 23:04:57

코브라과 바다뱀 서식 확인..1956년 이후 처음
해수부 "신경독 활용해 내년부터 진통제 연구"

제주 해상에서 61년 만에 발견된 코브라과 바다뱀.[사진=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61년 만에 희귀 바다뱀이 국내에서 발견됐다. 정부는 내년부터 이 바다뱀의 신경독 성분을 활용해 의약품 개발을 처음으로 추진한다.

2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생태보전연구실 김민섭 박사 연구팀은 올해 6월·9월 제주 성산항 40km 해상에서 각각 포획된 바다뱀 두 마리가 코브라과(진정바다뱀아과)에 속하는 바다뱀(Yellow-Bellied sea snake)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1956년 부산 초량 근해에서 관찰된 이후 61년 만에 국내 서식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에 해수부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견된 바다뱀과 남해안에서 관찰된 큰바다뱀아과의 넓은띠큰바다뱀 등 2종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신경독 성분을 활용해 진통제 등 의약품 소재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그동안 국내 연구진은 해양생물의 독성을 조절해 진통·항염증 효과가 있는 의약품 개발을 추진해왔다. 앞서 복어의 간과 난소에 주로 포함된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을 활용해 진통제, 근이완제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윤두한 해수부 해양수산생명과장은 “해양수산생명 자원을 활용한 해양바이오 산업은 매년 5%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유망 산업”이라며 “해양수산생명 자원이 의료 등 다양한 부문에 활용될 수 있도록 유용물질 및 원천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일훈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이 바다뱀을 어떻게 발견했나?

△어민들이 갈치 조업하다가 잡았다고 한다. 집어등을 켜 놓으니 이 바다뱀이 어선으로 올라왔고 이를 뜰채로 잡았다. 이어 어민들이 우리 측에 제보했다. 잡는 과정에서 다친 어민들은 없었다.

-희귀종인데 보호하지 않고 왜 의약품 개발에 나서나?

△발견된 바다뱀은 국내에선 드물게 발견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줄어드는 멸종위기종이나 보호종이 아니다. 따라서 이 같은 해양 자원을 활용해 사람에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호주에서도 바다뱀을 활용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내년에 처음 연구 시작?

△그렇다. 그동안에는 이 같은 바다뱀을 확보하고 분포 지역에 대한 분석을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내년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국내 최초로 바다뱀 독성을 활용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성공하면 다른 곳과도 같이 연구를 할 것이다.

[출처=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바다뱀 독성으로 어떤 의약품을 개발 가능한가?

△아직 얘기하기는 이르지만 진통제나 항암제 등을 생각 중이다. 육상뱀의 경우 항암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예산 지원은?

△내년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자체 연구비로 충당한다. 이후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해양수산부의 서 국책연구 과제로 지정되면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최초 연구다 보니 세금이 낭비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연구들은 잠재력이 많다고 본다. 많은 연구·시도를 해야 유용한 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 민간보다는 공공기관이 먼저 이런 새로운 연구를 시도해 보는 게 타당하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