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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며 “조의문은 어제 오후 판문점을 통해 전달받았으며 밤늦은 시각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대통령께 직접 전달됐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조의문은 판문점을 통해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에 전달됐다. 윤 실장은 전날(30일) 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을 찾아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조의문을 전달했다.
청와대는 다만 판문점에서 조의문 전달 과정에서 남북간 금강산 시설 철거 등 별도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남북 간에는 다른 이야기에 대해서는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북측이 조의문을 전달한 것이 금강산 시설 철거 입장에 대한 변화로 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의문 전달을 다른 사안들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는 조금 무리”라며 “고 강한옥 여사님의 별세에 대해 깊은 위로와 그 애도의 뜻을 전했다는 맥락 속에서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남북관계가 전면적으로 경색된 상황에서 정상간 대화채널 만큼은 유지하고자 하는 그런 의도를 보여준 것이고 김 위원장이 대외적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최소한의 예의를 표시했다고 볼 수 있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다른 문제와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상간 조문 외교는 긍정적인 분위기로 가게 하는데 도움된 사례가 많다”며 “당장은 인도적 차원의 조문과 정치적 문제가 분리돼야 하겠지만 이런 위로가 정치군사적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강한옥 여사께서 남기신 마지막 선물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01년 3월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이 타계했을 때 처음으로 남측 인사의 상(喪)에 조화를 전달하고 조문단을 파견했으며 정 전 회장의 아들인 정몽헌 전 회장이 타계했을 때에는 금강산에 마련된 분향소에 조문단이 방문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시에는 조선중앙통신에 조전을 실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시에는 조화 전달과 최대 규모인 6명의 조문단을 보냈다. 최근엔 지난 6월 10일 김 전 대통령의 영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서거하셨을 때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조의문과 조화를 직접 가져와 북측 통일각에서 남측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