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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경쟁력 강조한 尹 “주인 없는 회사 거버넌스 투명해야”

박태진 기자I 2023.01.30 21:42:29

‘4시간’ 금융위 업무보고 참석…민관 전문가와 토론
스튜어드십 언급…지배구조 건전성 강조한 듯
금융당국, 기업 데이터 축척해 리스크 대비 주문
미래세대 위한 금융권 일자리 창출도 당부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각 부처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또 주인이 없는 금융회사에 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확립과 금융 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주무부처의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금융위원회로부터 2023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금융위 관계자뿐만 아니라 금융당국, 한국은행, 민간은행, 정책분야 관계자 등 총 11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3시부터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업무보고에서 “작년에는 리스크 관리로 인해 금융산업 육성에 집중할 여력이 없었으나 올해부터는 ‘Change Thinking’, 즉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직접금융시장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모든 정부부처를 산업부화해야 한다는 저의 관점을 전해 드린 바 있다. 보스턴의 경우, 세계적인 의약 회사와 이를 지원하는 법률회사, 회계법인, 컨설팅 회사와 금융투자 회사가 모여 있다”며 “성장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도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 같은 측면에서 금융위가 중심이 되어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국제화, 경쟁력 강화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또 소위 ‘스튜어드십’(stewardship)과 관련, “주인이 없는,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공익에 기여했던 기업들인 만큼, 정부의 경영 관여가 적절하지 않으나,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해야 된다” 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이란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조직 관리 지침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주인 없는 금융지주 회사의 지배구조 투명 및 건전성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비상경제민생회에서도 관치 금융을 경계하면서도 금융기관 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운 설립 대신 인허가 형태로 운영 중이고, 과거 위기 시에 은행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을 했던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다. 그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은행의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는 금융 안정이 통화정책, 재정정책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전 세계 금융이 하나로 엮이면서 하나의 금융 리스크가 발생하면 국가 전체의 금융시스템이 무력화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서 “리스크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금융당국이 평소에 기업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해 지원대상을 신속하게 선정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앞선 모두발언에서는 “올해는 금융 산업이 고수익을 창출하고 또 우리 미래세대에도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금융산업 육성 정책까지 아울러서 논의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안정, 실물·민생경제 지원, 금융산업 육성’이라는 3대 목표를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선제적 대응 △부동산 관련 금융리스크 철저 관리 △기업 부실 확대 방지 및 금융권 부실 전이 차단 △新산업 4.0 등 미래성장동력 확충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금리 인상,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주거·금융 애로 완화 △고금리 시대, 취약계층의 자금난과 상환 부담 경감 △금융범죄·사기로부터 국민들을 확실히 보호 등의 12대 정책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우리 금융 부문의 당면 현안 극복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학계 및 금융전문가, 금융 현장의 정책 담당자, 금융회사 등 50여명이 참여한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토론회’도 진행됐다.

업무보고에 이어 진행된 이 토론회에서는 3대 목표에 대해 금융 전문가 및 민간 금융회사, 정부 관계자들 간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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