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 4.44% 내린 2129.67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4월 12일(2128.91) 이후 최저치다. 하락율로만 보면 2011년 8월 19일 6.22% 급락 이후 최대다. 당시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증폭되던 시기다. 시가총액(1425조8620억원)으로 따지면 하루만에 65조원 넘는 공중에 사라진 것이다. 코스닥 지수는 주가 하락에 신용융자에 따른 반대매매까지 겹치며 707선으로 내려앉았다. 작년 11월 7일(701.14)이후 최저치다. 하락율은 5.37%에 달해 2016년 2월 12일(6.06% 급락) 바이오주 급락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던 이후 최대 하락세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회피에 대한 공포심리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이 기간 동안 9.6%, 코스닥은 15.1%나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7거래일 연속 35원 넘게 급등해 1144원대까지 올랐다. 이런 영향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2조3000억원 가까이를 내다팔았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4%대 급락해 2017년 4월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200위 종목 중 GS리테일(007070) 한 종목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보합 또는 급락했다. 코스피(23개)와 코스닥(60개)을 합해 이날 상승한 종목은 2000여개가 넘는 종목 중 83개에 불과했다.
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 국제유가 급등 등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의 증시 투자환경이 약화된 상황에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3~4% 급락한 것이 투자심리 악화에 불을 질렀다. 이는 단순히 금리, 유가, 달러 등의 가격변수에 의한 증시 환경 악화에 그치지 않고 경기둔화와 기업 실적 약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도 경기둔화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약세장으로 갈 것”이라며 “환율이 추가 상승하면 외국인 매도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