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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급등에 MSCI 리밸런싱까지…외국인 역대 최대 순매도

이슬기 기자I 2021.02.26 16:36:35

26일 외국인 코스피서 2.8조원 순매도…역대 최대
美 금리 급등에 MSCI EM지수 리밸런싱까지 겹쳐
증권가 "금리 상승 이어져 당분간 증시 쉴 것"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26일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사상 최대 순매도 기록을 경신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된 데다 이날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변경도 이뤄진 탓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전자(005930)만 1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총 2조 8303억원어치 주식을 내던졌다. 이는 일일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다. 이전 역대 순매도는 MSCI 신흥(EM)지수 변경일이었던 지난해 11월 30일 이뤄진 것으로, 하루 만에 2조 4377억원을 팔아치운 바 있다. 이에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5원(1.4%) 넘게 올라 1123.50원에 마감하면서 작년 3월 팬데믹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금리 급등에 대규모 매물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채 10년물은 장중 1.61%까지 터치했을 뿐 아니라 5년물 마저 0.8% 수준을 기록했다. S&P500 지수의 배당수익률이 약 1.48%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주식 매수로 받는 배당이나 국채를 매입해 얻는 수익이나 비슷해진 셈이다.

금리 급등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지만 간밤 미국 국채 발행 역시 문제가 됐다. 간밤 미국 재무부는 입찰을 통해 7년물 국채를 발행했는데, 수요가 극히 부진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국채 매도세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MSCI 분기 리밸런싱 적용 역시 외국인 매도세에 영향을 미쳤다.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들은 이날까지 변경된 지수에 맞게 주식을 사고 팔아야 한다. 이번 리밸런싱으로 EM지수 내 한국 비중이 13.0%에서 12.9%로 0.1%포인트 줄어들면서 증권가에선 7000억원 가량의 기계적 매도가 나올 것으로 추정했었다.

이상민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국 국채 발행 입찰이 저조해 채권 쪽에서 패닉성 매도가 나오고 금리가 급등했었다”며 “이로 인해 금리 상승 우려가 증폭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됐고, 오늘 MSCI 리밸런싱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삼성전자만 8862억원 팔아치우며 순매도 1위에 올렸고, SK하이닉스(000660)를 그 다음으로 많이 팔아치우며 3656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순매도 상위는 각각 △3위 카카오(035720)(2246억원) △4위 LG화학(051910)(1324억원) △5위 현대차(005380)(1133억원) 순이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증시가 쉬어갈 것이라는 데에 무게를 둔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르는 속도는 느려질 수 있어도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면서 상승 방향성 자체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증시 상승 탄력은 약할 것”이라며 “단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고 해서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하진 않을 것이고 경기 개선 흐름을 확인하면서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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