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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日보복 대응 첫발 뗐지만…초당적 협력 '산 넘어 산'

유태환 기자I 2019.07.24 18:00:34

방미단 출국 전 日결의안 본회의 통과 무산
"친일 행각 계속"vs"국민 편 가르기" 공방만
"냉각기 필요" 추경 논의도 내주 재개될 듯
전문가 "최대한 야당 끌어들이는 자세 필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자유한국당은 비상시국에 친일(親日)적인 행각을 계속하고 있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정권은 대책보다 선동에 바쁘다. 국민 편 가르는데 골몰한다.”(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여야는 24일에도 반도체 핵심부품 수출 규제 등 일본의 경제보복 행위 관련, 상대방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미국 조야에 우리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방미단이 이날 오전 출국하면서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국회 차원 대응의 첫발은 뗐지만, 제대로 된 초당적 협력을 이루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라는 평가다. 정치권이 국가 비상시국에도 상호 비방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비상협력기구 논의도 한 주째 공전

여야는 정세균 전(前)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회 방미단 출국 전까지 결국 일본 경제보복 관련 결의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못했다. 추가경정예산안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은 지난 22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 문턱은 넘었다. 하지만 본회의 일정은 협상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 교섭단체 간에 이렇다 할 물밑 조율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금은 본회의와 추경에 대한 물밑 논의도 없다”며 “이번 주는 냉각기를 갖고 숨 고르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경 처리가 가장 큰 숙제”라면서도 “그렇다고 시시때때로 야당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야당 원내관계자는 통화에서 “정경두 장관 해임건의안이나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관련 국정조사를 여당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며 “추경도 여러 가지 집행에 따르는 계획들을 진지하게 제출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지난 18일 청와대 회동 뒤 공동발표문에 담은 ‘범국가 차원의 비상협력기구’도 일주일째 구성 형식 등에 대한 합의가 안 되고 있다. 지난 22일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과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이 한 차례 회동을 가졌지만 진척이 더디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비상협력기구에 민간 경제단체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우리 복안을 윤호중 총장에게 건넸다”며 “정부 측과 조율을 해보겠다고 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우리 안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와야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일본 수출규제 대책 특별위원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총선 얼마 안 남아, 협력 쉽지 않을 것”

여야 모두 초당적 협력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한국당도 ‘일본 수출규제 대책 특별위원회’를 출범한 만큼 논의 기반도 마련됐다.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관계자는 “여야가 각 사안별로 급한 것부터 풀어야 한다”며 “초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핵심관계자 역시 “여러 당이 참여하는 초당적 협의체가 잘 운영되면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데 한결 수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 등을 노린 말 폭탄 수준의 상호 비난이 연일 쏟아져 나오는 만큼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여당이 야당을 어떻게 포용해 끌고 가느냐가 초당적 협력의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가 위기 상황이니 지금은 반짝 지지율이 오르겠지만 이 사태가 길어지면 손해는 정부·여당이 본다”며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친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최대한 야당을 끌어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도 “총선이 얼마 안 남아 문재인 정권의 실패를 바라는 한국당 협력을 얻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이런 상황에서도 여당은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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