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스브이, 경영분쟁·횡령 일단락…반등 기회 마련할까

박태진 기자I 2020.04.09 17:30:10

작년 흑자 전환 및 관리종목 해제에 3월 주가 반등
전 대표 횡령 늦장 공시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70억 채권 압류로 자금회수 자신…車 블랙박스 사업 강화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라나19) 확산 여파에도 승승장구하던 이에스브이(223310)(ESV)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고, 관리종목 대상에서 해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 2월 말부터 주가가 반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전(前) 대표의 횡령·배임 사건이 일단락됐음에도 최근 관련 내용에 대한 지연공시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주가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에스브이는 전 거래일 대비 20.89% 하락한 1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업체 주가는 지난 2월 27일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301만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한 이후부터 꿈틀거렸다. 이후 3월 10일과 11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당시 2019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적정’ 의견을 받으며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발목을 잡아온 경영권 분쟁이 지난달 중순에도 발생하며 같은 달 12일 올 들어 고점(318원)을 찍고 급락했다. 이 분쟁은 현 대표이사와 김상호외 13인의 분쟁이었는데, 김상호외 13인은 ‘의안상정등 가처분’, ‘장부등열람허용가처분’, ‘주주명부열람및등사가처분’ 등을 제기했으나 관할 법원인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모두 기각했다.

이어 전 대표 이모 씨의 9억 1900만원 규모 횡령 혐의도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1심 판결에서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회사는 이와 관련한 사항을 늑장 공시했단 이유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통보받았다. 이에 주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20% 넘게 빠진 것이다. 주가는 이달 들어 46.6%나 빠진 상태다.

하지만 회사는 경영정상화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스브이는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전 사주 이씨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가압류신청으로 70억원 상당의 채권을 확보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스브이는 지난 7일 창업주이자 전 사주인 이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횡령 금액은 회사 자기자본대비 2.50% 규모다. 현재 이씨는 법원에 약 9억원을 공탁한 상태다.

이에스브이 법무팀은 정당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있어 이씨의 70억 규모 채권을 압류한 상태다. 회사 측은 남은 항소심 소송에서도 승소 가능성을 예상하며 승소 즉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통보받았지만, 전 대표이사의 횡령 건이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다보니 공시가 늦었다”며 “1심 승소에 이어 향후 항소심에서도 이겨 경영정상화에 힘 쓰겠다”고 말했다.

이에스브이는 앞으로 주력 사업인 차량용 블랙박스 부문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자율주행의 근간이 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을 대폭 강화한 ‘초고해상도 블랙박스 플랫폼’을 선행 개발 중이다. 이 플랫폼은 전방 센서를 모듈 형태로 설계 및 구현했으며, 다채널의 카메라 입력을 처리할 수 있도록 확장 4채널 입력 포트를 준비하도록 설계했다. 또 기존 타사제품(480×320) 대비 고해상도(480×800)인 3.5인치 액정표시장치(LCD)의 한 종류인 IPS를 적용했으며, 인텔리전트 ADAS 기능을 탑재해 보다 세밀하고 명확하게 사물을 감지한다.

회사 측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자율주행 사업을 진행 중인 기업뿐 아니라 유럽 등 글로벌로 영업망을 확대해 올 하반기 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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