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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은행 배당 지급, 자사주 매입 자제해라" (종합)

장순원 기자I 2020.04.02 16:58:12

"예대율 규제 완화 검토"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은행권에 배당을 줄이고 자사주 매입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은행이 규제 완화 과정에서 확보한 실탄을 실물지원에 쓰라는 뜻이다.

윤 원장은 2일 주요 임원과 부서장이 참석하는 위기대응 총괄회의를 연 자리에서 “국내 금융회사도 글로벌 흐름을 참고해 충분한 손실흡수와 자금 공급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이 언급한 해외사례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건전성감독청(PRA)의 사례다. ECB는 오는 10월까지 유로존 19개국 은행에 대해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금지 조처를 내렸다. PRA 역시 대형은행의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성과급 지급 자제 권고령을 내렸고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은행이 대출 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국제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씨티그룹(미국),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영국), ABN암로(네덜란드) 등 글로벌 은행이 이런 권고를 받아들였다.

최근 국내 감독기관도 은행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규제를 최대한 풀어주는 분위기다. 윤 원장은 이날 “유동성비율(LCR), 예대율을 포함한 규제에 대해 업계 의견과 해외 감독당국 대응사례를 바탕으로 근본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한시적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원화 LCR(유동성커버리지)이나 바젤Ⅲ은 모두 (건전성 규제를 금융회사들에) 유리하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윤 원장은 은행권이 규제 완화 과정에서 확보된 자본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소진하지 말고, 실물경제의 유동성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은행이 실물지원에 집중하도록 중간배당이나 통상적 성과급이 아닌 성과 보상을 자제했으면 하는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원장은 코로나 대출과 관련해 “금융권 일부에서 금감원 제재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피해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위한 여신에 대해서는 검사도, 제재도 없음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했다. 확실히 면책을 보장하겠는 뜻이다.

이어 윤 원장은 “국내 실물경제 부진이 가시화되고 미·유럽 등 선진국의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위기대응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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