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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예인 좋아요"…태국 여성들 울린 불법 성매매

김화빈 기자I 2022.08.17 20:31:44

포주들, 인신 구속은 물론 투자값이라며 임금 지불 안 해
美 국무부, 한국 인신매매 방지국가 1급→2급 강등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한국을 너무 좋아해요. 한국 연예인, 드라마, 음식, 패션, 심지어 메이크업도 따라 하고 싶어요.”

성매매 강요 피해 여성이 사용한 수첩 (사진=KBS)
K-콘텐츠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면서 한국의 문화적 위상도 전례 없이 높아졌지만, 이를 악용한 인신매매와 위장취업도 빈번해지고 있다.

16일 방영된 KBS 시사기획 창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한국행 마사지 취업을 가장한 인신매매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인신매매범들은 SNS를 통해 ‘한국에서 마사지사로 취업할 수 있다’는 광고로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피해자들이 공항에 도착하면 포주들은 여권과 전화를 빼앗고 인신을 구속·감시하며 성매매를 강요했다.

낯선 나라에서 피해자들은 포주에게 협박을 당했으며 임금은커녕 비행기값 등 초기 투자비용 등을 갚아야 한다며 돈을 빼앗겼다. 선불금을 갚지 않을 시 벌금을 내라는 서약서를 강요하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성매매를 위해 생리를 멈추게 하는 주사도 강제로 맞았다. 남성의 경우 바다에서 장애인은 논밭에서 착취를 당했다.

심륭 국제이주기구 프로그램 개발 담당관은 “피해자들이 월급도 받지 못한 채 하루 10시간 이상 근로 기준을 어겨가며 근무했고 이 과정에서 성매매를 강요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취약한 지위를 악용해 기만, 사기, 강압 등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포주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 중인 한 피해자(23)는 “업소 밖으로 나와보니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인생에서 한 번쯤 스스로를 위해 싸워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난 뒤 한참을 울었다.

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 표지
미 국무부는 지난달 한국을 인신매매 방지 1등급 국가에서 2등급 국가로 강등시켰다. 20년 만의 일이다.

<2022년 인신매매 보고서>는 △한국이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피해자로 식별하지 않고 △인신매매범에 중형을 내리지 않아 재범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가수나 전문 안마사로 채용한다고 외국인 여성들을 들여와 상업적 성매매를 강요한다고 적시했다. 선주·선장 브로커들은 채무 관계를 이용해 이주 어민들을 한국 어선에서 착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한국 법원이 인신매매 관련 범죄자 다수에 대해 1년 미만의 징역형이나 벌금,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3등급으로 지정되면 인도·교역 관련 지원을 제외한 미국의 다른 해외 원조 대상에서 일정한 제약을 받는다. 교환 프로그램이나 다국적 개발은행에서 미국의 지원이 거부될 수도 있다.

김종철 인권변호사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게 없다. 인신매매범들은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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