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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무실 간 北 피살 유족… “文도 朴 피의자로 다루라 했다”

송혜수 기자I 2022.10.05 19:51:35

고(故) 이대준씨 친형 “유신독재라 칭하며 물타기”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인 이래진씨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북 총격으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와 김기윤 변호사가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인천시 계양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지역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이씨는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이 대표의 지역사무실을 찾아 직접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는 “지난 정부의 명백한 직무유기 태만이 있는데도 민주당은 (사건 진상조사를 두고) 정치공작을 운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서면 조사를 통보한 것을 두고 “온갖 국가 사정기관이 충성 경쟁하듯 전 정부와 전직 대통령 공격에 나서고 있다.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이씨는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지만 결국 차일피일 시간 끌기로 일관하다가 (관련 기록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 역사의 진실을 은폐했다”며 “살아 있는 골든타임 동안 구조나 송환에 아무것도 안 했고 죽이고 나서 월북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웠고 뒤늦게 대국민 성명서만 발표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나”라며 “저를 찾아와 국방부 SI(특수정보)첩보를 살펴보니 월북의 정황이 확실하니까 인정해라, 어린 조카들을 위해 인정하면 기금을 조성해 보상하겠다고 했다. 여당 의원의 신분으로 뒷짐만 지고 방관만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 야당의 지위에서 또다시 2차 가해를 자행하고 있다. 야당의 민주당은 그저 덮기만 하려 한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민생을 운운하고 국민의 대변자로서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 있나?”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어찌 여야가 있겠나. 민주당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데 지위와 출신 정파만 따지면서 시기를 놓치고 말로만 떠드시나”라고 되물었다.

이씨는 “온 국민의 관심사인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통해 국민 앞에 속 시원하게 밝혀 주시라”며 “이미 감사원 조사와 국민의힘 TF조사에서 밝혀진 사실들은 공개가 되어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이렇듯 명백한 직무유기 태만이 있는데도 정치공작을 운운하고 유신독재라 칭하며 물타기 하시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형으로서 시신 없는 장례식을 치러야 하는 심정 헤아려 보셨나? 아빠가 왜 죽어야 했는지, 그 어린아이의 가슴에 월북이라는 용어가 얼마나 가슴 아프고 무거운 짐이었는지 생각해 보셨나”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은 2016년 11월 20일 당시 야당 대표 시절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와 조사를 해야 하고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것이 아니라 그냥 피의자로 다루라고 했다”라며 “했던 말에 약속을 지키시고 국가의 어른으로서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시라”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내로남불 정치. 이제는 아웃시키는 게 최선”이라며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며 국회는 국민을 대변하여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입법기관으로 의무와 사명이 존재하는 곳이다. 다수당으로서 힘을 과시하거나 독재적으로 그 힘을 사용하는 곳이 아니다. 이제 국회 본연의 임무와 대통령기록물 열람의 약속을 지켜주시라”고 강조했다.

이번 항의 서한 전달과 더불어 이씨는 이달 7일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문 전 대통령,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 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은 감사원법을 위반한 것이며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도 감사원의 출석 조사 요구를 위법하게 거부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감사원법 제50조 1항에 따르면 감사원은 필요한 경우 이 법에 따른 감사대상 기관 외에도 자료 제출이나 출석 답변을 요구할 수 있다. 또 이 법 3항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 같은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씨 측은 “이번에는 문 전 대통령을 서면 조사에 응하지 않은 점으로만 고발할 것”이라며 “이대준씨를 구조하지 않은 점과 월북했다고 발표한 점 등과 관련한 문 전 대통령 고소는 추후 별도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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