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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은 감정 대응 말자는데..대변인은 日향해 욕설

김겨레 기자I 2019.07.24 17:39:34

민경욱 "文과 부친은 친일파" 원색 비난
與 "생전 않던 소녀상 시위하며 신분세탁"
"한국당 막말 통제 안 돼..의지도 없어"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발언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감정 대응을 자제하자는 메시지를 내는 가운데 ‘당의 입’인 민경욱 대변인은 일본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도는 우리 땅이다, 이 미친 또라이 일본놈들아”라는 글을 올렸다.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민 대변인은 “일본의 발광을 보고도 아무 말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파”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선대인(돌아가신 아버지)께서도 친일파였다던데”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민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인 손팻말과 함께 1인 시위를 펼쳤다. 정치권은 한국당이 정부·여당의 ‘친일 프레임’을 깨기 위해 역으로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한국당을 향해 ‘일본을 향한 엑스맨’, ‘신 친일파’라며 몰아세웠다. 조승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민 대변인을 향해 “일본에 욕설을 퍼부으며 ‘나는 친일파가 아니다’라고 알리바이를 만들고, 생전 하지도 않던 소녀상 옆 1인 시위까지 하며 ‘신분 세탁’을 시도한다”고 꼬집었다.

민 대변인의 거친 행보는 황교안 대표가 ‘일본에 대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자’는 메시지와 정면 배치된다. 황 대표는 전날에도 “청와대와 생각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죄다 ‘친일파’라고 딱지를 붙이는게 옳은가”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일본수출규제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진석 의원도 이날 첫 회의에서 “냉정을 잃지 말아야한다”며 “흥분해서 우리 속내를 모두 드러내는것은 외교적 금기사항”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지도부가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을 일벌백계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해 이같은 아슬아슬한 발언들이 단속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 한 관계자는 “주변 단속도 안 된다. 황 대표가 그만큼 카리스마가 없는 것”이라며 “지난달 황 대표가 막말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적도 있는데 오히려 당직을 맡은 사람들이 더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박순자 의원 징계가 김순례 의원 징계보다 ‘초스피드’로 이뤄진 것만 봐도 지도부의 의지가 없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전날 박순자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을 내려놓치 않는다며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았으나, 앞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김순례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 3개월에 그쳤고 최고위원직도 박탈당하지 않았다.

또 지난 15일 정미경 최고위원이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긴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발언해 질타 받았을 때도 한국당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 막말이라고 보도한 매체를 언론중재위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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