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착용자인 정모(가명)씨. 그는 지난 1월 3일 모텔 객실에서 미리 준비한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이후 경찰은 정씨가 살던 충청 지역 카카오T 택시기사 회원들에게 메시지를 전송해 제보를 받았다. 경찰은 역시 정씨의 동선을 추적한 끝에 단 이틀 만에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청과 카카오T 택시의 협력치안 체계로 강력범들이 속속 붙잡히고 있다. 범죄 용의자 및 실종자를 찾기 위한 정보기술(IT) 기반 치안안전망이 강력범 검거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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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를 자세히 살펴 보면, 경찰청은 중요 범죄나 시민 구조를 필요로 하는 사건이 발생할때 사건 내용과 상황에 따라 메시지 전송 여부와 대상 지역 범위를 정한다. 이어 용의자 인상착의 등을 카카오모빌리티에 보낸 뒤 동보 메시지 전송을 요청한다. 카카오T 택시기사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용의자 정보를 받으면, 이를 다시 문자메시지로 경찰에 제보하는 방식이다. 양측은 지난 2016년 동보 메시지 도입 이후 올해 1월부터 해당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전국 단위 서비스 확대는 곧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카오T 택시의 범죄 용의자·실종자 신고 제보로 인한 검거·구조 사례만 10여건에 이른다.
치매노인·아동 실종 구조 7건, 강력범죄 검거 3건 등이다. 특히 동보 서비스 제보를 통해 강력범죄 검거까지 성공했다는 점에서 민·관 협력 치안 활동이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했다는 고무적 평가를 받고 있다. 강력범의 경우 강도범을 비롯해 강간미수범, 전자팔찌 훼손 도주범까지 동보 메시지로 결정적 단서를 확보해 검거가 이뤄졌다.
지난 4월에도 경찰은 경기 지역 한 주택가에 침입해 현금을 빼앗은 뒤 달아난 강도범을 택시기사들의 힘을 빌려 이틀 만에 검거했다. 3월에는 심야에 집을 벗어나 밖에 돌아다니던 치매노인을 6일 만에 발견해 보호자에게 인도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종교시설 금품 절도 피의자 검거(2019년) 등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해당 서비스에서 성과를 거둔 경기남부경찰청은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카카오T 택시 가입 기사는 23만명 수준이다. 전국 택시기사의 85%에 달한다. 국내 택시 호출 서비스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경찰청과의 동보 시스템 협력을 통한 전국 치안활동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은 협력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결정적인 제보를 한 택시기사에게는 포상을 지급해 제보를 독려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산업계와의 다양한 협력 치안을 강구해 국민 안전을 선제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사님들의 제보를 통한 신원노출 및 신변보호도 철저히 지원하고 있다”면서 “카카오T 택시뿐만 아니라 ‘카카오T대리’ 대상으로 동보 메시지 확대를 검토 중이다. 아직 정확한 시기나 범위 등 구체적인 사항은 미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