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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출금리 인상 나서자…돈 빌린 개인들 "利를 어쩌나"

전선형 기자I 2021.07.01 19:50:00

씨티, 신용 및 주담대 최고 0.23%p 올려
외국계 시작으로 시중은행 인상 이어질 듯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앞으로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ㆍ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더욱이 은행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 상승도 예고되면서 앞으로 개인 차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최고 0.23%포인트 인상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신용대출에서는 직장인신용대출과 더깎아주는신용대출이 12개월 기준, 각각 5.51%에서 5.66%로, 5.36%에서 5.51%로 변경하며 0.15%포인트씩 인상했다.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된 구간은 36개월이며, 두 상품 모두 0.23%포인트를 올렸다. 의사와 약사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닥터론 및 팜론도 12개월 기준으로 0.15%포인트가 인상됐고 이외에 스마트론, 공무원연금대출, 뉴우량업체임직원대출 모두 기존 대비 0.09%포인트씩 인상 조정됐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굿뱅크장기모기지론이 12개월 기준 0.15%포인트, 36개월 기준 상품은 최고 0.23%포인트가 인상됐다. 뉴에이스(NewAce) 장기담보대출, 에이스(Ace)장기담보대출, 뉴(New)일반담보대출은 종전보다 0.09%포인트씩 올랐다. 씨티은행 측은 “시중 실세금리 변동에 따라 일부 대출금의 기준금리를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우대금리 줄이거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차주 입장에서는 대출의 선택권이 좁아지고, 체감하는 금리도 올라가게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1~0.5%포인트 축소했다. 이달 12일부터는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거래실적 기준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6일부터 서울보증보험,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각각 0.2%포인트 내렸다. 공공기업, 대기업 직원 등 우량 대출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인 ‘신나는 직장인대출’과 ‘튼튼직장인대출’은 우대금리를 각각 1.2%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0.2%포인트씩 낮췄다.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금융채와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오른 데 따른 조치다.

신용대출의 경우 보통 은행채 6개월·1년물 등 금융채 단기물 금리를 지표(기준)로 삼는데, 이 지표들이 최근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금융채(AAA) 1년물의 수익률은 지난달 18일 기준 1.236%로 한달전(5월 31일)인 0.935%보다 0.297%포인트 올랐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지표인 국고채 금리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28일 기준 1.793%으로 전일보다 0.029%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9년 4월 23일(1.806%) 이후 최고 수준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지난 28일 기준 1.47%로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르며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만큼, 하반기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셈이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그간 급증한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의 증가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부채를 사용하고 있는 경제주체에 부담요인이 커질 것”이라며 “특히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소위 좀비성 기업의 경우 그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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