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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곳 이상 참여 ‘흥행’ 성공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금융과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한앤컴퍼니, 오릭스PE 등 10여 곳 이상이 롯데캐피탈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캐피털은 가계 대출·기업 여신 등 다양한 금융업무를 할 수 있어 카드나 손보사보다 활용도와 수익성이 높다. 인수 시 별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없어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달리 캐피탈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했다. 따라서 롯데캐피탈 원매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매물이라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평가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93.78% 전량이 매각 대상이었으나 롯데그룹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30% 정도는 남겨놓기로 했다”며 “롯데캐피탈은 지분 100%가 매각 대상이어서 안수 후 별도의 관계 정리가 필요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였던 신한금융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인수전에 불참하면서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PEF를 비롯해 여러 인수 후보군들이 참여했지만 높아진 몸값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고 있는 롯데캐피탈의 매각가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KB와 MBK의 세 대결이 가속하면 ‘머니 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의 불참이유도 높은 몸값과 사업 포트폴리오가 상당 부분 겹쳤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높은 몸값에 사업포트폴리오도 예상보다 상당 부분 겹치면서 시너지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불참으로 또 다른 유력 인수후보인 KB금융의 독주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MBK가 이를 뒤쫓는 구도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불참으로 시장의 또 다른 관심은 MBK의 ‘3사 패키지 딜’ 제안 여부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MBK가 롯데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롯데그룹과 패키지 딜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KB금융, 비은행 강화 ‘점프 업’
KB금융은 신한금융의 불참으로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 조달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PEF에게는 높은 몸값 대비 실효성이 작을 수 있어서다.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A-로 KB캐피탈과 동급이다. KB금융이 인수하면 현 상태에서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지만 PEF가 인수하면 신용등급 하락으로 조달 금리가 높아져 시장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캐피탈은 PEF 인수 시 중단기적 재매각 이슈로 신용도 개선에 제한적”이라며 “KB금융이 인수하면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규모의 경제효과를 통한 신용도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KB금융은 롯데캐피탈을 반드시 인수해 소매금융 등 캐피털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KB캐피탈의 지난해 9월 기준 총채권 9조1288억원 중 자동차금융 채권 비중이 82.3%(7조5097억원)에 달한다. 롯데캐피탈은 같은 기간 기준 총자산 7조5089억원으로 현대캐피탈, KB캐피탈, 현대커머셜에 이어 리스·할부금융 업계 4위다. 가계신용대출을 비롯해 기업대출과 자동차금융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KB금융이 롯데캐피탈을 인수하면 신용대출을 늘리는 등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캐피털사의 가계신용대출 채권액은 전체 자산의 30% 이하로 제한돼 있는데 롯데캐피탈의 가계신용대출 채권액은 총 자산의 25% 수준”이라며 “KB금융이 KB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을 합병하면 총 자산이 늘어 신용대출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