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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야의 제5차 부양책 출시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잇따른 기업 도산과 여전히 높은 실업수당 청구자 수 등 미 실물경제가 여전히 코로나19발(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부양책 논의 자체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불과 6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간 ‘정쟁’ 속에 부양책 논의가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의 진짜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실물경제, 여전히 ‘코로나19發 충격’ 속에
20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5차 부양책이 11월3일 대선 전 미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소 1조 달러 이상의 부양책이 곧 출시될 것이라고 믿으며 미 경제를 다소나마 ‘낙관적’으로 내다봤던 경제계로서는 다소 충격적인 사건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미 실물경제는 여전히 코로나19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경제의 7할을 책임지는 소매지표는 지난 8월 전달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소비 증가세가 멈춰 선 것이다. 실업수당 청구자 수도 여전히 9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월가에선 고용시장이 느린 회복세에 갇혀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202년 전통의 기성복 브랜드 브룩스브라더스, 미국의 피자 체인점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 등 기업파산은 현재 진행형이다.
CNN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백투노멀’(Back to normal) 지수는 꾸준히 상승해 9월 초 80%에 육박했으나 이후 다시 76%로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지수는 코로나19 사태 후폭풍이 본격화한 지난 4월 59%로 바닥을 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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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연준 압박에도 꿈쩍 않는 민주당, 왜?
시장의 아우성, 연준 의장의 압박에도, 미 여야의 움직임은 미온적이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공화·민주 양당 온건파 의원 50명이 1조5000억달러(1800조원) 규모의 절충안을 제시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숫자(규모)는 더 커야 한다”고 반색한 반면, 민주당 서열 1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관련 논평을 삼가며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민주당은 자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이미 통과시켰듯, 2차 코로나 지원금과 주·지방 정부 재정지원, 특별 실업수당 연장 등을 포함한 2조2000억달러(2600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선호하고 있다. 민주당 안의 3분의 1 수준인 6500억달러(770조원) 규모의 공화당 안이 마음에 들 리 없다.
일각에선 민주당 지도부의 강경론 배경에는 이번 선거에서 대선과 상원, 하원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대선일인 11월3일에는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다. 즉, 대선 전 미니 부양책을 통과시키느니, 백악관과 상·하원의 권력을 모두 거머쥔 뒤, 내년 초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전격 통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의미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전망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후보의 재정정책 스탠스는 매우 공격적이라는 데서 비롯된다”며 “주식시장이 부양책 마련에 대한 여야의 지지부진한 모습에도, 더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