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우리 차례?”…떨고 있는 예비 고3들

신하영 기자I 2021.01.07 16:29:50

코로나 일일 확진자 여전히 800명 이상 발생
지난해 80일 만에 등교…고3들 학습공백 심각
예비 고3생들 “작년과 같지만 않길 바랄 뿐”
“개학 연기 등 학사일정 발표 미리 해 달라”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울 양천구 백암고 2학년 양은수(18)군은 오는 3월 고3 진급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매일 800명을 넘고 있어서다. 자칫 작년과 같이 개학이 미뤄지거나 원격수업 장기화로 학습공백이 커지면 대입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양 군은 “작년과 같은 상황만 벌어지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18일 대구 중구 중앙고등학교 고3 수험생들이 마지막 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다.(사진=뉴시스)


일일 코로나 확진자 800명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70명이다. 사흘 연속 1000대 아래를 기록했지만 예비 고3들의 우려는 크다. 혹시라도 작년처럼 학사일정이 파행되거나 학습공백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 탓이다.

서울 강서구 영일고 2학년 이정규(가명·18) 군은 “개학이 연기되거나 원격수업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며 “학교나 학원에 가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나태해지기 때문에 빨리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지난해 1월 21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교육부는 초중고 개학을 5차례나 연기했다. 결국 4월에 온라인 개학으로 학사일정을 시작한 뒤 5월 13일 고3부터 등교개학을 실시했다. 예정대로였다면 3월 초 문을 열었을 학교가 80일 만에야 등교수업을 시작한 것.

등교 개학 이후 고3 학생들은 학력평가·모의평가·중간고사·기말고사 등을 치르면서 빡빡한 일정을 보냈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학생부 비교과(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 등) 영역이 부실해져 이에 대한 고민이 컸다. 개학이 늦어진 탓에 여름방학 기간도 단축, 이 기간 자기소개서를 완성하거나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려던 계획도 물거품 됐다.

작년 대입일정 연기, 초유의 12월 수능

교육현장의 혼란이 거듭되자 교육부는 결국 수능·학생부평가 등 모든 대입 일정을 2주씩 순연시켰다. 1993년 도입된 수능이 연기된 것은 2005년과 2010년, 2017년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열린 국제행사나 포항지진 등으로 1주일 연기됐지만, 작년에는 감염 확산과 학습공백이 심각해 2주나 늦췄다. 수능 역사상 12월에 시험이 치러진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러한 혼란을 고스란히 지켜본 예비 고3들은 불안하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영민(18) 백암고 2학년 학생은 “올해는 제발 제때에 개학한 뒤 등교수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백신 접종도 조속히 이뤄져 코로나 사태가 안정되고 학사 일정이 모두 정상 운영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학사일정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달라는 주문도 나온다. 양은수 군은 “작년처럼 개학 날짜에 임박해 개학연기를 발표하지 말고 좀 더 미리 발표해 학생들이 대비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사일정 예측가능성 높여 달라”

교육부는 지난해 3월2일이었던 개학을 총 5차례나 연기하면서 등교 예정 시점을 1주일 정도 앞두고 긴급하게 연기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혼란은 컸다. 언제 또 등교가 미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미리 세워놓은 학습계획을 새로 짜야 해서다.

교육부에 따르면 다음 주까지 전국 고교 중 98% 이상이 겨울방학에 돌입한다. 올해 신학기 개학도 3월 2일로 예정돼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정부나 학교 모두 코로나 상황에 처음 직면했기 때문에 혼란이 컸지만 올해부터는 학사운영에 관한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고3의 경우 등교수업이 최대한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