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인지 후 6시간 뭐했나'…軍, 뒤늦게 추가 첩보 공개

김관용 기자I 2020.09.28 17:10:01

국방부 핵심 관계자, 기자들 만나 일부 첩보 공개
"軍 말단 실무자, 22일 오후 3시30분 첩보 첫 인지"
신빙성 확보 위해 추가 분석, 보고까지 상당 시간
"北 상당 시간 구조 활동"…송환할 것으로 판단한듯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28일 첩보 내용 일부를 뒤늦게 공개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7)가 피살되기 5~6시간 전 생존 사실을 파악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군의 말단 실무자가 (실종 다음날인)22일 오후 3시 30분 최초 인지했다”면서 “실무자 인지 후 이 첩보가 신빙성 있는 정황으로 확인돼 내용을 분석하고 군 수뇌부까지 보고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첩보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고, 첩보의 조각조각들을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첩보의 정당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초기 첩보는 신빙성이 낮아 북측 지역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 어려웠고, 실종자로 특정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렸다는 얘기다.

특히 이 관계자는 “말단 실무자가 최초 인지한지 2시간 후에 북한이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정황을 파악했다”면서 “이후 북한이 상당한 시간 동안 구조과정으로 보이는 정황을 인지했는데,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 돼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밝혔다. 북측이 최초 발견 이후 실종자를 놓쳐 2시간 동안 찾아 헤맸던 정황을 감안하면 구조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했다는 것이다. 사살하라고 지시가 달라진 배경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서욱 국방장관은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사살할 건 생각을 못 했고 만약에 북측에 넘어갔더라도 돌려보낼 거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한바 있다. 이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정은 정권 이후 우리 국민이 월북한 사건은 총 9건 15명인데, 모두 다 판문점을 통해서 우리 쪽으로 인계를 받았었다”며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군은 판단한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월북 의사 표명 여부와 시신 훼손 부분에 대해 남북 간 발표에 차이가 있는 점과 관련, “우리 정보를 객관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제3자의 입장에서 다시 관련 자료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실종자의 자진 월북에 대해선 “해양경찰이 수사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군은 해경 수사와 관련 자료 제공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 동향에 대해서는 “특이동향은 없다”면서도 “북한도 수색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 전용부두에 북한군 총격을 받고 숨진 공무원이 실종 직전까지 탄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정박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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