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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글랜우드·키스톤 포함 PEF 서너곳, 두산엔진 예비입찰 참여

고준혁 기자I 2017.12.20 18:29:57

20일 예비입찰 실시…NH PE 등 고심 끝에 불참
조선업 불황 견해 차이‥'희망 가격' 차이 커
"1~2년 불황 견딜 자본력 있다면 나쁘지 않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글랜우드 PE와 키스톤 PE를 포함한 서너 곳의 사모펀드(PEF)가 두산엔진(082740)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엔진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예비입찰을 실시한 결과 글랜우드 PE와 키스톤 PE 등 3~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매각 전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졌던 한앤컴퍼니는 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앞서 두산엔진에 관심을 갖고 투자안내서(IM)을 받아간 잠재 인수후보자는 5곳 이상이다. 하지만 NH PE와 JKL파트너스를 포함한 일부가 막판에 발을 뺐다. 조선 등 전방산업의 실적 개선(턴어라운드)이 쉽게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조선 경기가 최소 내후년까지는 살아날 가능성이 작고 국내 엔진 업체가 매출이 좋은 중국 조선소에서 일감을 따내기도 힘들다는 판단 등으로 IM을 받은 몇몇 업체들이 예비입찰은 포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매도자와 원매자의 인수 희망가격의 격차가 커 딜 클로징(매각 완료)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두산엔진 측은 매각가로 2000억~3000억원 대를 바라는 반면 원매자 측은 이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괴리는 조선 업황을 바라보는 시각차에서 나온다. 우선 조선업계가 사상 최악의 불황으로 ‘수주 절벽’을 겪었던 지난해의 실적이 내년과 내후년쯤 회계 장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에 영향을 받는 엔진 업체는 이보다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매출에 반영된다. 최근 두산엔진이 삼성중공업(0101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에서 선박 엔진 발주를 받기 어렵다는 관측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거래 규모가 커 발주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시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해운사 MSC로부터 수주한 2만2000 TEU급 메가컨테이너선 11척에 들어갈 선박 엔진 발주 작업을 마무리 짓고 있다.

한편에는 조선 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영국계 조선·해운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실제 신조선가지수가 지난 3월 121포인트에서 11월 125포인트로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각종 조선 관련 지표가 나아지고 있다. 11월까지 전 세계 발주 물량은 725척, 1950만6474CGT(표준화물환산톤수)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클락슨 리서치는 2018년 발주 전망치를 올해보다 32.9% 높은 809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불황이 1~2년 정도는 더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해당 기간 동안 두산엔진을 품고 있을 만한 큰 자본력이 있는 곳이라면 현 시점에서 매수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엔진 경영권 지분 42.66%(2965만주)다. 두산엔진 측은 내년 1월에 본입찰을 실시하고 3월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5월 중 거래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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