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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50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19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부터 원·달러 환율은 1191.50원→1195.70원→1194.20원으로, 3거래일 연속 119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2년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상승하면(원화 가치 하락) 보통 시장은 안도한다.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서다. 그러나 환율이 과도하게 상승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내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탓이다. 시장과 당국은 1달러당 1200원대 환율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턱밑까지 치솟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비교적 강도 높은 구두개입을 내놓은 배경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환율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하는 경우 적절한 안정조치를 통해 시장안정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시장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다. 중국 인민은행이 과도한 위안화 절하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이날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6.9위안 중반에서 멈춰선 상태다. 하지만 안갯속 미중 무역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냐에 따라 반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채질할 이슈는 또 있다.
중국의 MSCI 신흥 지수 편입이 오는 28일 장 마감 이후 공식 적용되면서 한국의 MSCI 지수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5월 말 전후로 외국인 주식 자금이 1조~2조원가량 이탈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위안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는 경우 MSCI 지수 변수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1달러당 1200원 환율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