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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라!벤처]"韓 유니콘 벌써 9개…해외로 눈 돌려야"

이광수 기자I 2019.07.23 17:50:09

스티븐 양 슈로더 에드백(Schorder Adveq) 벤처투자 헤드 인터뷰
"韓 유니콘 9개로 글로벌 6위…빠르게 성장"
"韓 벤처시장 버블 아니야…투자규모 늘릴 고민해야"
"VC도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투자해야"

Steven Yang, 슈로더 에드벡 글로벌 벤처 투자 총괄 헤드 (사진=슈로더)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세계적 규모로 성장하는데 인구라는 제한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한국 벤처기업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진출해야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스티븐 양 슈로더 에드백(Schorder Adveq) 벤처투자 헤드는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5000만명 인구가 작은 인구는 아니다”며 “하지만 중국과 인도 등의 벤처 기업들이 10억만명에 달하는 자국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빨리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점과는 비교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슈로더 에드백은 슈로더의 사모자산 본부 중 사모주식 부문 조직이다. 지난 2017년 슈로더에서 스위스의 프라이빗에쿼티(PE)인 에드벡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모투자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슈로더 에드백의 PE 운용 규모는 총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다. 이중의 20%를 벤처캐피탈에 투자하고 있다. 양 헤드는 뉴욕에 주재하면서 슈로더 에드백의 글로벌 벤처 투자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벤처투자 생태계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헤드는 “한국에서 유니콘(자산가치 1조원 이상의 벤처)기업이 9개인데, 이는 독일의 유니콘 기업의 수와도 비슷하다”며 “유니콘 기업의 수의 면만 놓고 봤을 때 전 세계 6위로 단기간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니콘 기업이라고 꼽히는 곳은 총 260여곳이다. 이중 절반이 미국에 있다. 아시아 유니콘 기업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또 국가별 문화적인 요소도 벤처 생태계 조성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게 양 헤드의 설명이다. 그는 “어떤 국가는 문화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꺼리거나, 대기업에서 월급을 받으며 안정적인 직장을 더 선호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문화에서는 기업가들이 탄생하는 숫자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기존의 문화와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버블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양 헤드는 “최근 5년 동안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가 한국 벤처시장에 투자됐다”며 “80억달러에서 20억달러는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투자한 것으로 쿠팡 투자분을 제외하면 버블 근처에도 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벤처·스타트업 기업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의 투자도 글로벌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시아 일부 지역에만 염두할 것이 아니라 10개 지역(미국·캐나다·이스라엘·런던·독일·도쿄·서울·중국·인도)에 투자하길 권한다”며 “임팩트 있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적은 금액은 의미가 없으니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양 헤드는 지역에 편향된 사고를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시아 투자자들은 아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50%의 시장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고, 미국 투자자들도 이는 마찬가지”라며 “홈바이어스(home bias)에서 벗어나 글로벌한 시각으로 전세계에 투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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