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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中 휴전했는데 금융시장은 미지근‥왜?

김경은 기자I 2019.07.01 18:29:43

코스피 하락하고 환율 오르고
종전 아닌 휴전…무역갈등 하반기 지속 전망
일본, 한국 반도체 수출 제재 및 중국 지표 부진 여파
금리 인하폭 적을 것…채권시장은 약세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김경은 김정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재개되지만, 금융시장은 반응이 시원찮다. ‘종전’이 아닌 ‘휴전’으로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남았다는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0.04%포인트 하락했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1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115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중 무역협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오히려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그간 시장에서 예상한 바와 부합하고, 강대강 대립 상황이 심화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되면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크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3000억달러 추가 관세가 유예되고 중국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했던 화웨이에 대한 제재도 완화하기로 했지만, 근본적 문제인 ‘불공정 무역관행 시정에 대한 법제화’에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잠시 휴전할 뿐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더 민감하게 반영한 재료는 일본의 한국에 반도체 부품 수출 제재 소식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스마트폰 관련 3개 첨단재료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다고 공식화했다. 일본 기업들은 이들 제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 일본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허가신청과 심사에 최장 90일 정도 소요되는 만큼, 한국 기업이 반도체 등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주력 제품 생산과 수출에 비상이 걸리면서 안 그래도 부진한 수출 경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부진한 중국 지표도 여파를 미쳤다. 이날 중국 제조업의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날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차이신은 지난달 제조업 PMI가 49.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48.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달(50.2)은 물론 시장 예상치(50.1)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 제조기업의 경제심리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 곡선을 그렸고, 이에 원화 가치도 위안화에 영향을 받아 함께 하락했다는 평가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일대비 0.7bp(1bp=0.01%포인트) 상승한(채권가격 하락) 1.479%를 기록했다. 미·중 분쟁 완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하를 ‘더블샷(50bp 인하)’이 아닌 ‘베이비샷(25bp)’에 그칠 가능성을 더 키우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이 1회 인하에 그치면, 한국은행 역시 비슷한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ㆍ중 무역협상 재개는 예상됐던 수순으로 금융시장은 오히려 5월 무역갈등 재점화에 따른 기업실적과 경제지표 둔화에 주목할 것”이라며 “최근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금리인상 선호) 발언이 이어지고 있고 화웨이 제재 완화로 과감한 금리인하 단행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앞으로 금융시장은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마켓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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