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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프리즘]“뽀로로 콘텐츠사업 수출”…코인 불법판매 일당 ‘덜미’

김기덕 기자I 2022.02.24 17:32:33

노년층·주부 등 3만여명 회원을 모집해 부당이득
유명 연예인·캐릭터 이용 허위 홍보한 코인상품 판매
서울시, 8명 협사 입건…7년 이하 징역·2억 이하 벌금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BTS, 서울시와 함께 디스커버 카드를 운영’, ‘중국 방송국에 뽀로로 미디어 송출.’ 유명 연예인이나 콘텐츠를 앞세워 코인 투자 상품을 만들어 판 일당의 최후는 어떻게 됐을까.

A업체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63개 센터와 15개 지사를 두고 주로 60대 이상 노년층, 퇴직자 및 주부 등을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5개월 간 모집회원만 3만396명에 달한다.

수법은 간단했다. 이 업체는 코인구매 명목의 투자금으로 1구좌당 120만원을 입금하면 판매수당과 코인을 지급하는 등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코인으로는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향후 코인 가치가 상승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도 홍보했다. 허위사실이었지만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를 믿었다.

여기에 이 업체는 투자자 본인 및 산하 하위회원 가입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했다. 본인 투자금의 400%를 일일수당으로, 본인이 소개하는 회원 1명당 투자금의 100%를 추천수당으로 지급했다. 사실상 다단계 판매 방식이었다.

그러나 회원들에게 교부된 코인은 국제코인거래소(필리핀)에 상장은 됐으나, 사실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깡통코인이었다. 피해자들은 대출금과 전세자금, 카드빚 등으로 1인당 120만원에서 최대 26억원까지 투자했다. 억대 투자자만 139명, 총 피해액은 1300억원대에 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제보를 받아 이들 다단계 조직을 지난해 7월부터 7월간 수사끝에 업체 대표 등 8명을 입건했다. 강옥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유명 콘텐츠를 이용해 코인구매 명목의 투자금을 받고 다른 사람을 소개해줄 경우 수당을 준다거나, 향후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하면 일단 금융다단계 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불법 다단계 코인판매 사업설명회 현장.(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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