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건강 이상설 아베 28일 기자회견서 사퇴하나…포스트 아베는?

김보겸 기자I 2020.08.27 18:54:09

아베 日 총리, 28일 기자회견서 건강 언급할듯
20대 때부터 궤양성 대장염 앓아와…'2차 사퇴'하나
계속된 건강이상설에…후계자로 스가 언급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금까지 제기된 자신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오는 28일 입을 연다. 27일 일본 NHK는 아베 총리가 두 달 만에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건강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측근들은 기자회견에서 사임 의사를 밝힐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대 때부터 궤양성 대장염 시달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최근 그가 핏덩어리를 토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서 시작했다. 일본 주간지 뉴스 포스트 세븐은 지난 6일 아베 총리의 토사물 속에서 위산과 출혈이 섞인 검은 덩어리가 발견됐다며 건강 악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과 24일 각각 병원을 찾았다. 17일 검사는 1년에 두 차례 있는 정기적 건강 검진이라고 했지만, 지난 6월 건강검진을 받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또다시 병원을 찾은 것이다. 지난 24일에는 만성 궤양성 대장염을 치료하기 위해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20대 때부터 궤양성 대장염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2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수십 년에 이르는 고질병과의 싸움에 아베 총리는 계속 골치를 썩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증상이 나타났으며 시험 스트레스로 고등학교 시절에도 1년에 한 번씩 복통과 혈변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20대 중반에는 궤양성 대장염 판정을 받고 염증 억제제를 먹기 시작했지만 증상은 계속됐다.

이후 자민당 국회대책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1998년에는 장 전체가 짓무를 정도로 증세가 악화했다. 아베 총리는 “3개월 입원 끝에 수술로 대장 제거까지 검토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당시 아베 총리의 담당 기자는 닛케이에 “당시 자민당 간사장과 내각 관방부 장관을 역임한 아베 총리는 이따금 회식 때 술을 못 마시고 식사량도 약간 적은 모습이 인상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난치병으로 지정한 궤양성 대장염은 완치가 안 된다. 체중 감소와 복통, 발열 증상을 일으키는 이 병은 약으로 증상을 억제할 뿐이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 총리가 된 지 1년 만에 지병을 이유로 전격 사임하기도 했다.

지병으로 두 번째 사퇴?…“임기 채울 것”

때문에 일각에선 아베 총리의 지병이 악화해 이번에도 사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측근들은 사임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지난 24일 “아베 총리의 상태가 8월 중순보다 더 괜찮아 보인다”라며 “내년 9월 임기를 다 채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상도 “지난 2주간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25일에는 매우 좋아 보였다. 평소처럼 다양하게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 본인이 임기를 이어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두 번째 병원 검진을 받은 직후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해 업무를 열심히 하겠다”며 “그런 것들(건강상태 등)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재팬타임스는 자민당 고위 관리를 인용해 아베 총리의 보좌관이 “아베 총리는 사퇴할 만큼 아프지 않다. 병원에 가도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후계자로 언급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사진=AFP)
아베 후계자는 누구

그럼에도 당내에선 ‘포스트 아베’를 둘러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만일 아베 총리가 사퇴한다면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임시로 자리를 넘겨받게 된다. 아소 부총리는 아베 정권의 핵심 인물로, 만에 하나 아베 총리가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힐 때 누가 총리가 될지 자민당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임시 수장을 맡을 수도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아베 정권에서 외무상을 지낸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도 유력하다. 후미오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선호하는 후계자로 알려졌지만 유권자 조사에서는 순위가 낮다. 지난 6월 산케이신문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가장 어울리는 정치인’에서 1.9%를 얻는데 그쳤다.

반면 아베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유권자들이 차기 총리감 의원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18.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자민당 내의 반감은 크다는 평가다.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가 탐탁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점찍은 사람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코로나19 확산 와중에도 스가 관방장관이 관광 활성화 정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을 강행할 수 있었던 건 그에게 힘이 실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