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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생부 마감 9월 초·중순으로 밀릴 듯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예정대로 다음달 6일 개학이 확정되더라도 수능 1주일 연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험생인 고등학교 3학년들의 학사 일정이 순차적으로 뒤로 밀리는 탓이다.
우선 학기 초 수험생들이 자신의 객관적 성적을 가늠해볼 전국연합학력평가가 3차례 연기되면서 당초 3월 12일에서 4월 16일로 한 달 남짓 늦춰진 상태다. 여기에 중간·기말고사가 뒤로 밀리면서 일선학교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8월 31일에서 9월 초·중순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이후 대입 일정도 순연이 불가피해졌다. 학생부 마감 직후 시작되는 대입 수시원서접수는 오는 9월 7~11일로 예정돼 있지만 1~2주 연기, 9월 중하순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이처럼 개학연기가 대입 일정에도 영향을 주면서 수능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
현재 교육부는 수능을 예정대로 오는 11월 19일에 치르는 방안과 1주 연기하는 방안, 2주 미뤄 12월 3일 치르는 방안 등 3가지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 대학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 중인데 1주 연기론과 2주 연기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수능 1주일 연기론이 가장 현실적”
교육계에서는 이 3가지 방안 중 수능 1주일 연기론이 가장 현실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개학이 5주나 연기되면서 발생한 휴업일수는 총 25일(평일 기준)이다. 이 중 10일은 수업일수를 줄이기로 했기에 학사일정 조정을 통해 새로 확보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나머지 15일의 휴업기간인데 수험생들에게 여름방학기간을 최대한 확보해 주려면 대입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수능 1주일 연기론은 수시와 정시모집에서 각각 1주씩만 조정한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다행스러운 점은 수시 원서접수 뒤 진행될 올해 수시 전형기간이 지난해에 비해 4일이나 길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9월 10일까지 원서접수를 마감한 뒤 11일부터 같은 해 12월 9일까지 90일간 수시전형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수시 전형기간은 9월 12일 시작해 12월 14일까지 총 94일이 잡혀있다. 교육부가 대학에 협조를 구해 예년 수준(90일)보다 3일만 더 감축하면 수시전형기간에서 1주일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수능을 11월19일에서 같은 달 26일로 미루고 이에 따라 수능성적 발표 뒤 접수토록 돼 있는 정시 원서접수를 1주일 연기하면 늦춰진 개학에도 불구, 대입일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수능 미뤄지면 사상 4번째 연기
반면 수능을 2주일 연기, 12월 3일 치르는 방안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계절적으로 겨울에 접어들기에 수험생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지역에 따라 폭설이 내릴 수 있어서다. 또 대입일정도 2주나 밀리게 되면 내년 2월까지 학생모집을 완료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교육부 내부에서도 ‘12월 수능’에 부정적 의견이 많다. 교육계 관계자는 “수능 당일에는 수험생 모두 예민해지기에 시험 감독관들이 발소리까지 조심하는데 감기에 걸리거나 기침하는 학생이 많아지면 문제가 된다”며 “12월 수능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했다.
교육부는 다음 주께 개학 일정이 확정되면 곧바로 수능 연기 여부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어 대학 간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입전형위원회 논의를 거쳐 1~2주 뒤 변경된 수시·정시 일정을 내놓을 예정이다. 만약 수능이 늦춰지면 역사상 4번째 연기가 된다. 지금까지 수능이 미뤄진 전례는 모두 3차례로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 2005년, 서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린 2010년, 포항 지진으로 미뤄진 2017년 등이다. 박백범 교육부차관은 “개학날짜가 결정돼야 대입 일정을 발표할 수 있다”며 “수능 1~2주 연기 여부는 개학날짜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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