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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가 논문 저자? 현재로선 보조수단에 불과해"

최연두 기자I 2024.02.15 20:02:21

15일 과기정통부가 개최한 현장간담회
환각현상 해소 등 신뢰성 해결이 관건
학술분야 AI 활성화 위해 구체적인 구상 필요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사람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학술 논문을 써낼 수 있을까? “현재로선 어렵다”가 그에 대한 답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긴 글 요약이나 자료 검색·찾기, 사실 확인 등 작업은 빠른 속도로 해내지만 데이터 수치를 도출하거나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이를 설명하는 역량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현 기술 수준에서는 사람이 논문을 작성할 때 선행 연구조사, 본문·참고문헌 작성 등 상대적으로 단순한 수준의 작업에 도움을 주는 데에 그치고 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 누리미디어에서 열린 ‘AI 일상화 연속 현장간담회’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토론을 벌였다. (사진=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 누리미디어에서 개최한 ‘AI 일상화 연속 현장간담회’에서 AI 업체 관계자들은 학술 분야에 생성형 AI 도입을 활성화하기 위한 토론을 벌였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일상 속 활용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학생들의 학습 과정을 돕는 일종의 보조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AI 논문 표절검사 서비스 ‘카피킬러’ 운영사 무하유는 고객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조사 결과 카피킬러 이용자 가운데 전체 87.1%는 평소 업무나 문서 작성에 생성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생성형 AI만으로 논문을 작성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무하유에 따르면 카피킬러가 검사한 국내외 문서의 25%는 챗GPT가 답한 내용이 일부분 포함됐다. 대학 과제물에선 20%, 학술 논문에선 6%에 챗GPT가 활용됐다.

15일 과기정통부가 개최한 ‘AI 일상화 연속 현장간담회’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사진=과기정통부)
토론 패널로 참가한 이동재 뤼튼테크놀로지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국내 고등학생·대학생들이 일회성 과제물을 하는 과정에서 글 초안을 작성해달라, 글 소재를 고민해달라 등의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학기 중, 방학 기간 사이에 서비스 트래픽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논문 작성 시 생성형 AI를 전적으로 믿고 썼다가 신뢰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성형 AI는 전문지식 수준이 얕은 데다 환각현상(할루시네이션)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신동호 무하유 대표는 “생성AI 서비스는 답변 생성 결과가 조금씩 달라지는 한계가 있다”며 “수학적으로 똑같은 수치가 나와야 하는 (논문 작성 등) 경우에는 생성AI 적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논문 생산자 대부분이 본인 노하우를 축적한 고학력자라는 점, 본인 명예를 걸고 연구를 한다는 점 등도 논문 작성에 생성형 AI 적용이 더딘 이유로 꼽혔다.

과기정통부는 ‘초거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법률·의료·심리상담·미디어문화와 더불어 학술논문 부문에도 생성형 AI를 적용하겠다는 목표다. 투입 예산은 총 383억원이다. 다만, 학술 논문 분야에 생성AI 적용 후 ‘AI 일상화’ 성과를 보이기 위해선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날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학술·연구 분야에 AI를 접목해 국민이 쉽게 지식을 향유하고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연구 현장을 선도하는 등 혁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 “전국민이 AI 혜택을 누리고 AI 일상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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