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에 역량 집중”
13일 두산(000150)그룹은 이날 오후 채권단에 두산중공업(034020)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 측은 “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고 두산중공업 또한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재무구조 개선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그룹은 이날 채권단에 제출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 및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산그룹 전 계열사 및 임직원은 확정되는 계획을 최대한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조기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그룹은 이번 재무구조 개선계획이 확정된 후 상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구안이 최종 확정되면 구체적인 자산 매각과 유동화 방안이 마련, 추진될 전망이다.
|
두산그룹이 마련한 자구안에는 그룹이 보유한 모든 매각·유동화가 가능한 모든 자산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보유자산 매각·유동화를 위해 수직계열화한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지배구조 개편은 두산중공업 산하 자회사로 있는 두산인프라코어(042670)와 두산밥캣(241560)에 대한 연결고리를 끊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강력한 자구계획을 요구한 만큼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까지 염두에 둔 실제 실행 가능한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안이 필요하다”며 “중간지주사인 두산중공업과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절연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밥캣’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된 지배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두산중공업 자회사로는 두산건설만 남게 되며 두산그룹은 ㈜두산 산하로 재편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활용한 레버리지를 통해 시장성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다.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산의 핵심 자회사인 두산솔루스(336370)와 두산퓨얼셀(336260), 두산중공업의 각 사업부문 및 두산건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수면 위로 올라온 두산솔루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의 인수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인수합병(M&A) 절차를 고려한다면 두산솔루스의 매각 논의는 적어도 지난해 말 또는 연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중공업 역시 최근 자체적으로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잠재 인수후보들에게 인수의사를 타진해본 만큼 두산건설도 매각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과거 두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단행한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 전례를 봤을 때 예상치 못한 수준의 자구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에 손을 벌린 두산그룹으로선 두산솔루스 매각 이외에도 폭넓은 유동성 확보 방안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비핵심자산 매각을 과감히 단행했던 두산그룹의 유동성 확보 전략을 고려할 때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자구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