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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에버모인’ 계약문의 코로나 이후 5배 늘어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국내 가구업체, 생활가전업체 등에 자사 항균소재 브랜드 ‘에버모인’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면서 가구 및 가전 등에 항균소재 적용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에버모인’에 대한 계약문의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5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호응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비데 등 일부 위생용품에만 사용됐던 ‘에버모인’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가구·생활가전 등까지 확대됐고, 앞으로도 적용 제품들을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첨단소재 부문에서 키우고 있는 사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시장 문의가 늘면서 최근 회사에서도 중점적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전체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점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모인’은 롯데케미칼이 2017년 론칭한 대표적인 ‘스페셜티’(고부가 첨단소재) 제품이다. 기존 소재에 항균제를 코팅하거나, 원료재에 항균제를 포함해 컴파운드(복합소재)로 가공하는 것으로 플라스틱. 인조대리석 등에 적용할 수 있어 활용범위가 넓다. 항균제가 플라스틱 소재 표면에 분포하면서 균 증식을 억제해준다.
롯데케미칼은 항균소재 시장 선점을 위해 최근 FDA 절차까지 밟았다 . 지난 4월엔 위생·주방용품 등으로 적용 범위를 늘리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획득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는 물론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도 안전성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항균 플라스틱 시장은 2018년 296억 달러에서 오는 2023년 431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며, 연평균 성장률도 7.8%에 달할 정도로 잠재력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섬유업체인 효성티앤씨도 최근 자체 항균·소취 소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초 운동복 전문브랜드 ‘안다르’와 함께 자사 항균 폴리에스터 ‘에어로실버’, 소취 기능이 우수한 스판덱스 ‘크레오라 프레쉬’가 적용된 마스크를 시중에 판매했다. 이 제품은 출시 3일 만에 조기품절될 정도로 시장 반응이 좋았다.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항균소재를 앞세워 접근한 전략이 주효했던 셈이다. 이 같은 인기에 효성티앤씨는 최근 15만장을 추가 제작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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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라텍스·방역용 투명소재도 호응…코로나19 속 변화
항균소재뿐만 아니라 방역·위생소재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합성고무 소재 NB라텍스다. NB라텍스는 천연고무보다 강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나 최근 방역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NB라텍스 사업을 가장 활발히 하는 곳은 LG화학(051910)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에 연간 20만t 규모의 NB라텍스 합작공장을 세우는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시장이었는데, 올해 코로나19 이후 의료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양산에 들어가는 2023년 NB라텍스 생산능력을 총 50만t으로 확대,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케미칼(285130)도 최고 수준의 내화학성을 가진 방역용 투명소재 ‘스카이그린’으로 수출을 대폭 늘렸다. 올 4~5월 두 달간 멕시코, 콜롬바아 등 중남미 지역으로 향한 ‘스카이그린’ 수출량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5배 이상을 기록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에 의료장비가 부족한 미국, 유럽으로의 수출도 전년대비 2배 이상 수출을 늘리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유화업계는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으로 수요 부진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가 하락으로 원료비 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 영향이 있지만, 코로나발 경기침체로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유화업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잠재성이 큰 고부가 틈새시장 공략과 수요처 다각화를 적극 시도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틈새공략 제품들이 유화업계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제품군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특히 항균소재처럼 확대 가능성이 많은 제품의 경우, 타 업종과의 융합을 통해 실질적인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